동일계열 신탁·증권사, 책임준공신탁 불가능
금융위 “신용위험 수반하는 간접거래, 자본시장법 위반”

[팍스넷뉴스 이상균 기자] 같은 계열의 부동산신탁사와 증권사가 책임준공신탁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에 신용공여를 할 경우 이는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최근 증권사를 모기업 혹은 관계사로 둔 부동산신탁사 3곳이 연내 영업을 시작하기로 하는 상황에서 이번 해석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는 올해 초 금융위원회에 ‘금융투자업자의 대주주 등 신용공여금지 관련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질의요지는 “B부동산신탁사가 유동화SPC에게 책임준공 확약을 제공하고 책임준공 미이행시 유동화SPC에서 발생하는 손해를 배상하기로 했다. 이어 A증권사는 유동화SPC가 발행하는 사모사채 인수를 확약하고 유동화증권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B부동산신탁사는 A증권사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다. 이런 경우 A증권사의 사모사채 인수확약은 자본시장법 제34조제2항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물은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B부동산신탁사의 채무 불이행 시 사모사채의 상환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A증권사에 손실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며 “유동화SPC에 대한 A증권사의 사모사채 인수확약은 책임준공 의무의 이행가능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거래는 자본시장법 제34조 제2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간접적 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 같은 거래가 법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금지한다고 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법 제34조(대주주와의 거래 등의 제한) 제2항은 “금융투자업자는 대주주에 대해 신용공여(금전·증권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의 대여, 채무이행의 보증, 자금 지원적 성격의 증권의 매입, 그 밖에 거래상의 신용위험을 수반하는 직접·간접적 거래)를 해서는 안된다. 대주주는 그 금융투자업자로부터 신용공여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신탁업계에서는 금융위의 이번 법령해석이 올해 신탁시장에 진출하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신자산신탁, 신영자산신탁의 책임준공신탁 사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신탁사의 모회사 혹은 관계사는 국내 부동산PF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등이다. 


대형 신탁사 관계자는 “이들 신탁사가 같은 계열인 증권사와 함께 책임준공신탁 시장에 진출할 경우 시장을 사실상 장악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며 “특히 한국투자증권을 등에 업은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인력을 공격적으로 영입하면서 책임준공신탁 시장을 눈독들이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고 말했다.


중소형 신탁사 관계자는 “이번 법령해석으로 신규 신탁사 3곳뿐 아니라 증권사를 관계사로 둔 KB부동산신탁, 하나자산신탁, 아시아신탁, 생보부동산신탁도 차입형토지신탁 과정에서 법 위반이 없는지 여부를 점검하게 될 것”이라며 “이미 몇몇 신탁사들은 같은 계열 증권사의 신용공여가 법 위반이라는 법률자문을 받아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은 법령 해석을 의뢰한 증권사가 아니다”며 “정확한 증권사 명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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