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 자산은 지난 6월말 현재 905조429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3.1% 증가했다. 1007조원에 이르는 예수금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적극적으로 늘린 덕분이다. 올들어 늘어난 원화대출금의 대부분은 개인사업자(SOHO) 대출이다.

은행별로는 보면 국민은행(0.9%)을 제외하고 신한은행의 원화대출금은 작년 말 대비 4.6% 증가했다. 가계대출이 4.0% 증가하고 기업대출은 5.3% 늘어났다. 기업대출 중에서는 중소기업 대출이 5.7%, 대기업과 공공기관 대출이 3.0%로 중소기업 중심의 증가세를 보였다. 중소기업 중에서도 소호 대출이 6.7%나 증가했다. 소호대출은 전체 원화대출금의 20.8%나 차지하고 있다. 소호대출이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는 만큼 중소기업 대출의 대부분이 소호대출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호 등 중소기업 중심의 자산 성장은 우리은행도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올해 들어 원화대출금이 3.2% 성장했고, 가계대출은 2.7% 증가한 데 비해 기업대출이 4.0%로 대출성장을 이끌었다. 대기업 대출은 3.3% 감소한 반면에 중소기업 대출은 5.6%나 늘어났다. 중소기업 대출금(80조8470억원)의 절반이 넘는 42조9770억원이 소호 대출이다. 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도 210조861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02조6320억원에 비해 4.1% 성장했다. 가계대출금 성장률(2.5%)에 비해 기업대출금 성장률(5.7%)이 두 배에 달했고, 중소기업 대출과 소호대출 성장률이 각각 6.5%, 4.7%였다. 지난 2분기 소호대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8.8%에 달했다.

다만 국민은행은 원화대출금 성장률이 0.9%에 그치고 있다. 가계대출금은 0.9% 늘어났는데 그쳤고 기업대출도 0.9% 증가에 불과하다. 특히 소호대출의 작년 말 대비 증가율이 0.04%에 불과해 다른 시중은행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소호대출 중심의 자산 증가세는 예금은행의 산업별대출금 통계에서도 확인가능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산업별대출금은 지난 3월말 현재 898조8114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1조6158억원 늘어났다. 증가 규모만 보면 제조업 관련 대출금이 5조1800억원으로 가장 크지만, 제조업 관련 대출금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에 비해 부동산업 대출금은 2013년부터 가파르게 늘고 있다. 2013년 40%에 이르던 제조업 대출비중이 2013년 3분기 40.1%를 정점으로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4분기부터 35%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2013년 2분기 13%였던 부동산업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작년 4분기부터 20.7%로 올라섰다. 예금은행 대출금이 제조업보다는 부동산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등에 집중된 대출자산 중심의 성장세로 인해 20%가 넘었던 국내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도 감소세다. 신한은행의 비이자수익 비중은 2015년 6월말 25%에 달했지만 2019년 6월말에는 14.3%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 비중은 각각 74.5%에서 84.9%로 늘어났다. 하나은행은 더 극단적이다. 하나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2017년 4분기에 33.3%에 달했는데 2019년 6월말 현재 비중은 12.3%로 떨어졌다. 이자부 자산 중심의 성장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국민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도 지난 6월말 현재 16.5%에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