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터줏대감'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타임월드)가 충청지역의 아성을 지킬 수 있을까? 현대 신세계 등 내로라 하는 경쟁사들의 잇단 출점 계획에 좌불안석이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 타임월드는 경쟁사들의 출점 계획을 의식해 지난 5월부터 대대적 리뉴얼 작업에 나섰다. 리뉴얼은 11년만이다. VIP 고객 수요를 반영해 델리 코너를 넓게 만들고,  정육과 수산 코너 등 새 트렌드에 맞게 꾸민다는 계획이다. 노후화한 집기와 시설을 전면교체하는 한편 고객 편의 시설을 확충해 이달중 재개장 예정이다.

당장 내년부터 이 지역에 순차적으로 들어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 백화점을 의식, 충청 지역 터줏대감 이미지를 앞세워 잠재 경쟁사가 발 붙이기 어렵도록 방어막을 쳐놓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타임월드는 작년 연말 이미 명품 브랜드를 대거 추가 유치한다고 발표,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의 뒤를 잇겠다는 비전을 공식화했다.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은 국내에서 처음 도입된 '명품 전용관'이다. 손쉽게 접할 수 없는 하이엔드 쥬얼리와 최고가 시계 브랜드들이 대거 입점되어 있어 명품관으로서는 단연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최근 10년동안 타임월드의 명품 매출 성장률이 연평균 16.4%에 달한다"며 "VIP 고객수도 매년 11.7%씩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한화갤러리아의 최대 강점인 프리미엄 명품관 운영 노하우를 타임월드 리뉴얼에 고스란히 담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월드가 이런 적극적인 변화 행보를 보이게 된 데에는 내년부터 이 지역에 들어설 현대와 신세계를 의식한 것이다. 

내년 5월, 인근 용산동에 해외 명품 브랜드를 대거 포함한 5층 규모의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설 예정이다. 2021년에는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영업을 시작한다. 

대전 엑스포공원 재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는 공사비만 총 6000억원이 소요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이다. 지하 5층·지상 43층 규모 건물에 백화점과 호텔, 과학시설 등이 들어선다. 신세계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표방하며 중부권내 백화점 고객 수요를 공략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신세계 사이언스콤플렉스가 들어오는 유성구 도룡동은 타임월드가 위치한 둔산동에서 차로 불과 10여분 거리에 위치에 있다. 

타임월드가 위치한 둔산동은 대전 내 핵심 상권일 뿐 아니라 인근 세종특별시 등의 중부권 수요까지 흡수할 수 있는 입지다. 타임월드는 내달 도룡동에 별도의 VIP라운지 '메종갤러리아'도 개관 예정이다. 도룡동은 한화 이글스 야구 선수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사는 대전 내 최고 부촌 중 한 곳이다.

대전지역 시장점유율 1위 백화점, 타임월드 입장에서 고객 이탈과 신규 수요의 선점을 위해 분주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를 매길 때 압구정 갤러리아명품관이 11~12위, 대전의 타임월드가 12~13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권 실적을 꾸준히 내고 있다"며 "타임월드의 경우 명품관 뿐 아니라 일반 브랜드 포트폴리오도 다양하게 보유 중이라 지역 주민의 복합적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충청 중부 상권은 한화그룹과 오랜 연고가 있어 의미가 큰 지역"이라며 "MD 변화, 서비스 등의 총체적인 변화를 통해 오랜 시간 사랑해 준 고객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임월드의 상반기 매출액은 681억원으로 전년비 2.7% 감소로 선방했다. 2014년 1267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1425억원으로 늘었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연 평균 3% 수준으로 신장세다.

한화갤러리아는 상반기 면세점 사업에서 손을 뗀 만큼 백화점 본업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