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펙스비앤피
트라이던트, 실질 지분율 '한자릿수'
②라움·라임 등 FI 잠재지분 50% 육박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금을 유치한 코스닥 기업들이 좀비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자 당사자들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에 이르렀다. 팍스넷뉴스는 좀비기업이라는 낙인을 얻은 코스닥 상장사 11곳의 자금조달 과정과 현재 상황, 미래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슈펙스비앤피 최대주주 트라이던트의 지분율은 11.9%다. 우호 지분을 제공해 줄 특수관계인은 없다. 그나마 11.9%라는 수치는 현재까지 발행돼 있는 보통주를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다. 시가총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발행돼 있고, 전환가액이 750원인 전환사채(CB)까지 고려하면 트라이던트의 실질적 지분율은 한자릿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지분의 상당 부분은 기관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다. 대다수가 2017년 이후 연이어 발행한 CB를 사모로 매입한 곳들이다. CB가 한창 발행되던 당시만 해도 2000원대를 바라보던 주가가 급락하면서 CB 투자자들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아직 상환청구 또는 주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CB만 하더라도 슈펙스비앤피가 현재까지 발행한 주식수에 버금가는 물량을 생성할 수 있다.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하한선이 액면가(500원)라는 점은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기관투자가들 가운데서도 단연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곳은 라움자산운용이다. 라움자산운용은 권면총액 기준 170억원 어치의 CB를 보유하고 있다. 권면총액 기준으로 13회차 100억원과 17회차 70억원으로 구성돼 있는 이들 CB를 모두 세컨더리(다른 기관투자가가 보유한 물량을 되사는 거래)로 매입했다.


라움자산운용의 CB는 아직까지 전혀 주식 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장 최근의 전환가인 750원을 기준으로 할 때 2267만주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재까지 발행돼 있는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17.8%의 지분이 라움자산운용 몫이 된다.


라임자산운용이 보유한 CB도 이에 못지 않다. 원금 기준으로 165억원을 투자한 라임자산운용은 9억원은 상환을 청구, 6억원은 콜옵션을 보유한 대주주 측에게 매각했다. 이후 일부를 장외에서 매각해 현재는 121억원 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분은 12.7% 가량으로 추산된다.


라임자산운용은 사명 때문에 헤프닝을 빚기도 했다. JB자산운용이 지난해 9월 13회차 CB를 세컨더리로 넘긴 사실을 공시하는 과정에서 거래 상대방을 '㈜라움자산운용'이 아닌 '라임자산운용㈜'로 잘못 기재한 것이다. JB자산운용은 곧바로 정정공시를 단행, 오해를 풀 수 있었다.


이들 자산운용사 외에도 KB증권, 화인에스이, 하나금융투자 등의 재무적 투자자(FI)가 상당량의 슈펙스비앤피 잠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했다. 이들이 보유한 슈펙스비앤피 잠재 지분은 하나같이 앞서 사모로 발행된 CB라는 공통점이 있다. 


KB증권은 한때 50억원에 달하는 CB를 보유하고 있다가 지난해 말 대부분을 매각했다. 하지만 6개월 가량이 지난 올 5월 중순 30억원 어치의 CB를 재매입했다. 화인에스이는 중국계 자본인 서프윈캐피탈매니지먼트(Shenzhen Qianhai Supwin Capital Management CO., LTD)로부터 CB를 사들였다. 화인에스이의 경우 CB를 매입한지 1개월 뒤부터 지속적으로 전환권을 행사,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하고 있다.


이들 FI는 하나같이 "경영 참여 의사가 없다"는 점을 천명했다. 어디까지나 차익실현 또는 이자수익을 염두에 두고 CB를 매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FI들이 보유한 잠재 지분이 50%에 육박한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가뜩이나 지분율이 낮은 트라이던트가 보유 주식 전량을 담보로 맡기고 상상인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에서 대출을 실행한 적이 있다는 사실은 특히나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오는 부분이다.


라임자산운용과 더불어 가장 많은 슈펙스비앤피 잠재 지분을 보유한 라움자산운용.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좀비기업 오명 리스트 33건의 기사 전체보기
슈펙스비앤피 3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