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쇼크
국세청 “문은상, 손실 위험 없이 이익만 수취”
⑧BW 인수기회 특정인만 부여…"기존주주, 실 자금유입 없는 채권 발행 몰라"


[팍스넷뉴스 정재로 기자] 국세청이 지난 2014년초 신라젠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련해 “본질적 기능인 자금조달의 목적이 아닌 문은상 대표 등 특수관계인 4인에게 신주인수권(워런트)이라는 과실만을 수취하게 할 목적으로 발행됐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발행된 BW는 지분율이 2% 수준에 그쳤던 문 대표가 신라젠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가 됐다. 아울러 코스닥시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 필요한 ‘최대주주 지분율 20% 이상’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에도 가장 큰 공을 세웠다. 문 대표 등은 타 법인을 활용한 3자간 금전대차 거래를 통해 실질적으로 아무런 자금 납입 없이 350억원어치의 신주인수권을 모두 확보했다. <관련기사: 문은상의 지분 확대 '꼼수' 살펴보니… (팍스넷뉴스 2019.08.07 14:16.)>


문 대표는 당시 457만주의 신주인수권(주당 행사가 3500원)을 확보한 뒤 2015년 12월 행사해 상당한 차익을 챙겼다. 국세청은 이를 과세 대상으로 판단해 증여세를 부과했다. 당시 신라젠의 장외 거래가격이 주당 약 3만원 안팎에서 형성된 점을 감안하면 증여세 규모는 약 7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세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문 대표가 2017년 1월 28일과 2018년 1월 2일, 3일 3일에 걸쳐 신라젠 주식 156만주(처분단가 약 8만4800원)를 처분하고 손에 넣은 1300억여원의 매각대금에 대해서도 양도소득세를 부과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표는 세무당국의 이 같은 증여세 부과에 불복해 지난해 3월 조세심판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를 통해 해당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과 인수 과정에 편법이 동원된 사실이 드러났다. 


팍스넷뉴스가 입수한 문 대표 청구 건의 조세심판원 결정문에 따르면 세무당국은 해당 BW 발행을 변칙적인 거래로 판단했다.


과세관청은 소송 과정에서 “신라젠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본질적인 기능인 자금조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350억원의 BW를 발행한 것이 아니다”며, “오로지 청구인(문은상 대표)을 비롯한 소수의 경영진들에게 신주인수권이라는 이익을 수취하게 할 목적으로 발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라젠은) BW 발행을 통해 청구인들로부터 자금을 전혀 조달받지 못한 반면, 청구인들은 신주인수권 행사로 취득한 주식을 매각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두었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청구인들을 제외한 기존주주들은 350억원의 BW 발행이 실제 자금 유입 없이 이뤄지는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주주총회에 참석했고, 이 BW를 인수할 기회는 오로지 청구인들에게만 주어졌다"며 채권 발행 및 배정 과정의 공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세무당국은 “일반투자자들은 신라젠의 신약개발성공 여부에 따라 사채액 상당의 손실을 입을 위험을 부담한 반면, 문은상 등 청구인들은 아무런 자금 납입 없이도 신약개발성공 여부에 따라 신주인수권을 선택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기회만을 보유했다”고 분석했다. 리스크 없이 이익만 보장받는 구조였음을 꼬집은 지적이다. 


국세청은 또한 “청구인들 주장과 달리 BW를 인수할 당시 임상 2상 시험은 성공적으로 완료됐고, 1년 이내 펙사벡 임상 시험이 개시될 예정이어서, 청구인들은 내부정보를 통해 투자위험은 거의 없는 대신 그 수익은 막대할 것이라는 것을 충분이 예상 가능했다”며 BW 발행이 문 대표 등 경영진의 이익을 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소를 제기한 문 대표 등은 신주인수권 행사가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해당하지 않고, 당시 기관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외면 받았던 상황 하에서의 불가피한 조치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해 증여세 과세가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조세심판원은 문 대표 등의 청구주장이 이유가 없다고 보고 심판청구 기각 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처분청에서 청구인들이 BW를 인수한 후 그 신주인수권을 행사하여 신라젠 주식으로 전환함에 따라 얻은 이익에 대해 증여세를 과세한 처분은 달리 잘못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세청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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