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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유통사업 성과, 아직도 '물음표'
권일운 기자
2019.08.09 08:00:15
③지트리비앤티 지분 매입·아울렛 인수에 대규모 자금 소진
한 대형 자산운용사의 자금을 유치한 코스닥 기업들이 좀비기업이라는 오명을 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자 당사자들은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기에 이르렀다. 팍스넷뉴스는 좀비기업이라는 낙인을 얻은 코스닥 상장사 11곳의 자금조달 과정과 현재 상황, 미래가치를 살펴보고자 한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바이오기술과 플랫폼 비즈니스의 최 정점(Super Apex Biotechnology and Platform Business). 슈펙스비앤피(SUPEX BNP)라는 이름에는 이처럼 복잡한 의미가 담겨 있다. "플랫폼 유통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함과 동시에 오랜 시간 쌓아온 신약개발 노하우로 기회를 창출해 회사 가치를 최정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것이 슈펙스비앤피라는 사명을 붙인 취지였다.


크레아플래닛에서 슈펙스비앤피로의 사명 변경은 현 최대주주인 트라이던트 주도로 이뤄졌다. 이큐스앤자루에서 크레아플래닛으로 이름을 바꾼지 불과 1년 만인 지난해 8월 재차 슈펙스비앤피로 간판을 바꿔달겠다는 데 대해 상당수 투자자들은 불안감을 나타냈다.


트라이던트 체제 아래에서 추진한 프로젝트 중 하나가 미국 바이오 기업 오블라토(Oblato,Inc)에 대한 전략적 투자였다. 산업용 기기 제조와 패션 유통업이라는 양대 축으로 운영되던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바이오 분야로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오블라토는 또다른 코스닥 상장사인 지트리비앤티의 자회사이기도 했다.


슈펙스비앤피는 오블라토 투자를 결정함과 동시에 화장품 유통사인 제이케이인터내셔날 지분 51%를 매각하기로 했다. 매각가는 67억원이었다. 유통 사업의 비중을 줄이는 대가로 확보한 재원을 바이오 사업 진출에 투입하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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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블라토 투자는 성사되지 못했다. 투자 구조가 복잡해지고, 해외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식으로는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고려된 결정이었다. 슈펙스비앤피는 대신 오블라토의 모회사인 지트리비앤티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81억원을 투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당 3만600원에 매입한 지트리비앤티 주가는 최근 1만원대까지 하락, 상당한 평가 손실을 일으킨 상황이다.


슈펙스비앤피는 바이오 사업 진출에 앞서 중국 자본인 서프윈캐피탈매니지먼트(Shenzhen Qianhai Supwin Capital Management CO., LTD)의 투자를 유치했다. 930만달러(101억원)을 투자받는 대가로 서프윈 측 인사인 리진동 씨를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중국 현지에서 바이오 사업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프윈과 슈펙스비앤피의 공조 체제는 느슨해지는 양상이다. 서프윈은 CB 형태로 보유하고 있던 슈펙스비앤피 지분 대부분을 국내 기관투자가인 화인에스이에 매각,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단행했다. 화인에스이는 CB를 지속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해 장내에서 지분을 매도하고 있다.


또다른 대규모 투자는 지난해 단행한 충청지역 아울렛 쇼핑몰 퍼스트빌리지 인수였다. 슈펙스비앤피는 인수 주체가 되는 자회사 슈펙스빌리지에 220억원이나 되는 자금을 투입했다. 트라이던트가 슈펙스비앤피를 인수한 뒤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의 절반이 퍼스트빌리지를 사들이는 데 투입된 셈이다.


하지만 슈펙스빌리지의 상황도 썩 좋지 않다. 2017년 까지만 해도 950억원의 매출액에 50억원 가까이 되는 영업이익을 내던 퍼스트빌리지를 소유한 법인이지만, 지난해 800억원대에 불과한 매출액과 순손실을 기록하고 말았다.


전사적인 실적 또한 아직까지는 물음표가 붙은 상태다. 2017년 967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707억원으로 30% 가까이 감소했다. 영업손실 규모 또한 139억원에서 143억원으로 늘었다. 특히 회사의 근간인 자동화 설비 부문의 매출액은 2017년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어들어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바이오 부문에서 창출되는 매출은 전무하다. 올 1분기의 경우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이 3분의 1(244억원→81억원)토막 났다. 그나마 마이너스(-) 상태이던 영업손익은 11억원 흑자로 반전했다.


주가는 트라이던트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걸었다. 트라이던트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직후인 2017년 8월 말에는 2000원대를 형성했지만, 곧바로 1000원 아래로 하락했다. 최근에는 액면가(500원)를 간신히 넘어선 500원대 후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사모 CB 투자자들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연이어 단행하고 있다. 현재 전환가액은 750원이지만, 잔여 CB 대부분이 액면가까지 리픽싱이 가능해 전환 주식수가 더욱 늘어날 여지가 있다. 주가 하락이 트라이던트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한다는 얘기다.


충남 아산시에 자리잡고 있는 아울렛 쇼핑몰 퍼스트빌리지. 슈펙스비엔피의 자회사 슈펙스빌리지가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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