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이 고전 중이다. 해외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앞다퉈 진출하고, 차별화된 커피 프리미엄 시장이 별도로 생겨나며 폴 바셋이 론칭 초반 내세웠던 프리미엄 이미지가 점점 희석되고 있다. 작년 야심차게 도전했던 '폴 바셋 파티시에' 콘셉트 매장 투자는 오히려 전년 대비 92.4% 급감한 영업이익 감소로 돌아왔다. 커피 시장 내 입지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폴 바셋의 당장의 무리한 확장보단 수익 개선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커피 전문점 폴 바셋은 2009년 매일홀딩스가 세계적인 바리스타 챔피언 폴 바셋과 손잡고 탄생됐다. 2013년 6월 자회사 '엠즈씨드'로 물적분할되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폴 바셋은 론칭 당시 선별한 원두로 만든 커피를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세계 커피 생산량의 7% 미만인 최상급 스페셜티 커피만을 사용하며, 바리스타 폴 바셋의 로스팅 노하우를 기반으로 매일유업의 유기농 브랜드 상하목장의 유제품을 사용했다.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매장관리와 서비스 품질의 균질성을 통해 브랜드 파워를 지키기 위함이었다. 이런 노력 덕에 2010년 15억원이었던 매출이 작년 828억원으로까지 불어났다.  

그러나 론칭 10년 째에 접어든 올 들어 폴 바셋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희석되고 있다. 세계적인 스페셜티 매장들이 한국 진출을 선언하며 우후죽순 생겨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만 해도 커피 업계의 애플로 불리는 블루보틀이 국내에 첫 진출했고, 스타벅스는 리저브 바를 최근 50곳까지 개점하면서 적극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이외 커피앳웍스, 이디야 커피랩, 엔젤리너스 스페셜티 등 기존 커피 프랜차이즈들도 프리미엄 커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각에서 폴 바셋의 차별성이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패션 브랜드 랄프로렌이 운영하는 '랄프커피' 개점을 시작으로 프랑스의 '쿠튐', 미국의 '인텔리젠시아 커피' 등 각국의 특색있는 커피 브랜드들이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어 폴 바셋의 입지 축소가 불가피해지고 있단 점이다.

시장 관계자는 "폴 바셋 역시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지켜내기 위해 작년 파티시에를 도입한 매장 등을 개점하는 등 노력 중이지만 블루보틀 등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매장이 우후죽순 진출하기 시작하면서 빛이 바랬다"며 "당초 폴 바셋의 운영을 맡고 있는 엠즈씨드는 파티시에 매장을 통해 2019년 매장수를 200개까지 늘리고 연매출을 17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단 포부를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수익만 갉아먹으며 폴 바셋을 '넛크래커' 신세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8년 폴바셋이 받아든 성적표는 초라했다. 매출은 8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9.4% 늘어난 신장률을 보여줬지만 영업이익은 2억원으로 같은 기간 92.4%나 쪼그라 들었다. 이는 폴 바셋 파티시에가 별다른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실패한 데다 스페셜티 매장으로서 폴 바셋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폴 바셋의 '프리미엄과 중저가 사이'의 애매한 브랜드 포지셔닝이 차별화 속도를 더욱 더디게 하고 있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화매장인 '폴 바셋 파티시에'에서 그동안 프리미엄 전략 고수를 위해 판매하지 않았던 '아메리카노'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해 전 매장으로 확대했다. 그동안 아메리카노 대신 아메리카노보다 2배의 원두를 사용하는 '룽고'를 브랜드의 시그니처처럼 강조해 온 터라 더욱 눈길을 끈다. 

한편 폴 바셋은 인구 밀집도가 백화점 등의 대형 매장을 고집했던 방침도 벗어나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쇼핑몰, 은행 내 매장으로도 개점 중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하반기 외식 사업 부문에 있어서 외형 불리기 보단 내실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