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속빈 강정' 영풍개발, 3세 소유 씨케이와 합칠까
⑥ 합병 시, 그룹 지배력 ‘최씨↓ 장씨↑’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내부거래 비중이 90% 이상이었던 영풍개발에 최근 심상찮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를 통한 수익을 모두 없애면서 전체 매출 규모가 크게 줄었다. 직원도 4명만 남기고 모두 내보냈다. 이를 두고 그룹 지주사격 회사 ㈜영풍 주식 15%를 보유하고 있는 영풍개발을 창업주 3세 소유회사 씨케이에 합병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영풍개발은 1989년 설립된 빌딩 관리 용역 제공업체다. 몇 년 전까지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총을 한눈에 받아던 곳이기도 하다. 계열회사를 통해 창출한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가 넘어, 총수일가의 사익편취 논란에 휩싸였던 까닭이다. 영풍개발의 내부거래 금액은 2015년 23억원, 2016년 18억원, 2017년 14억원 수준이었다.


그룹은 지난해 영풍개발의 내부거래를 '0'으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액은 2016년 19억원, 2017년 65억원에서 2018년 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수상한 움직임은 또 있었다. 직원 수가 크게 줄었다. 영풍개발의 연도별 직원수는 2014년 32명, 2016년 24명, 2017년 30명이었다. 20~30명대의 직원수를 유지해오다 2018년 4명의 직원만 남기고 모두 내보냈다. 매출액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사업을 이어갈 직원마저 사라지면서 기존 영위해오던 빌딩 관리 용역 사업을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영풍개발이 껍데기 회사로 전락한 것을 두고 다른 계열사와 합병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고 장병희 창업주 3세들이 소유하고 있는 '씨케이'와 합병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영풍그룹은 고 장병희, 고 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일궈낸 그룹으로, 장씨일가와 최씨일가가 3대에 걸쳐 그룹을 공동으로 지배하고 있다. 최근 두 집안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는 얘기가 재계 안팎에서 흘러나오면서, 장씨 쪽이 최씨와의 지분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왔다.


영풍개발이 씨케이에 합병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두 회사의 합병은 장씨 쪽 인물들의 ㈜영풍에 대한 간접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최씨일가의 힘을 약하게 만든다. 영풍개발은 그룹 내 지주사격 회사인 ㈜영풍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현재 영풍개발 지분은 장씨일가(33%), 최씨일가(20%), 영풍문고(34%) 등이 갖고 있다. 씨케이는 장씨일가 3세와 장형진(2세) 영풍그룹 회장 아내 김혜경씨 등 장씨 쪽 인물의 100% 소유 회사다.


단순하게 생각하더라도 합병회사 주식은 장씨 쪽이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영풍개발, 씨케이 두 회사 지분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건 장씨일가 3세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장씨일가는 직접 보유한 ㈜영풍 지분 40% 외에 합병회사(영풍개발·씨케이)를 통한 그룹 지배력을 지금보다 높일 수 있다.


다만 합병 후 영풍문고와 합병회사 사이에 상호출자가 생기는 점은 추가로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영풍그룹은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하기 때문에 합병 후 일정기간 안에 영풍문고가 합병회사 지분을 팔거나, 합병회사가 영풍문고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만약 영풍문고가 보유하고 있는 합병회사 지분을 장씨 쪽에 넘긴다면 이들의 지배력은 더욱 강해진다.


영풍개발이 사업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장씨일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해 실적이 점차 악화된다면, 이는 곧 기업가치 하락으로 이어진다. 영풍개발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씨케이 쪽 주주들은 더 많은 합병회사 지분을 가져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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