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證 등 채권자, CB 조기상환 요구하나
㊤ "임상중단은 기한이익상실 요건..조기에 갚아라” 독촉 태세


[팍스넷뉴스 김세연 기자] 신라젠의 펙사벡 임상 중단 여파가 5개월 전 이 회사 전환사채(CB)를 인수했던 투자가와 해당 CB의 발행과 인수 업무를 담당했던 주관사 키움증권으로 옮겨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라젠 사태 이후 손실이 불가피해진 키움증권과 이 증권사를 통해 CB를 인수해 간 기관투자가들이 인수계약서에 첨부된 기한이익상실(EOD:Events Of Defaults) 조항을 근거로 해당 채권의 조기 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키움증권은 당초 2000억원이상 규모의 신라젠 CB 발행과 인수를 계획했으나 막판에 모 기관투자가가 인수 의사를 철회하면서 1100억원으로 낮춰 발행했다. 키움증권과 키움투자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등이 신라젠 CB 1100억원을 인수했다. 키움증권은 인수한 CB의 상당 물량을 기관투자가들에게 나눠 재판매(셀다운)했다.


신라젠이 장밋빛 전망을 주장할 당시에도 일부 조심스런 CB 투자가들은 혹시 모를 변수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신라젠의 주된 파이프라인 펙사벡이 임상3상을 중도에 포기할 경우 만기 약정 금리를 당초 3%에서 6%로 두 배 올리고, 채권자 요구에 따라 조기상환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인수계약서에 첨부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신라젠이 이들 채권자들 요구에 순순히 응할 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의견도 나온다. 인수계약서에 명기된 EOD 조항이 다소 두루뭉술하게 표현된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키움증권과 채권자들이 힘을 합쳐 신라젠을 상대로 조기상환을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계약서 작성을 주도한 쪽은 키움증권이다. 


통상적인 CB 투자 계약서는 ▲납입의 선행조건 ▲기한 이익의 상실 사유 ▲발행사의 진술 및 보장과 계속적 의무 ▲연대보증 ▲권리포기의 부인 ▲특약사항 등을 담고 있다. 신라젠 CB 발행은 금리 스텝업 조항이 담겨있을 정도로 간암 임상 3상에 대한 무게감이 컸다.


그럼에도 이번 임상 중단 사태가 곧장 기한이익상실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딜에 관여한 업계 전문가들은 키움증권 주도로 작성한 CB 투자 계약서상 기한이익상실 요건에 대한 기술적 표현의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IB업계 관계자는 "신라젠 CB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 임상 실패를 기한이익상실 또는 이에 준하는 이벤트로 간주한다는 조항이 삽입됐지만 어떤 파이프라인이 어떤 단계의 임상에서 문제를 일으켰을 때 등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기한이익상실 트리거 요건을 담지 못해 다툼의 여지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CB 발행 시점이 간암 무용성 평가 결과 발표를 코 앞에 둔 시점이었던 까닭에 굳이 EOD 적용 파이프라인을 세세하게 나열하지 않았을 수 있다"며 "부실 계약서 논란이 커질 경우 키움증권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바이오 업종 투자 계약서에 임상 등 각종 마일스톤의 성공 여부를 EOD 사유로 포함시킨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자칫 확산될 수 있을 계약서작성 부실논란에서 일단 비껴서겠단 머리굴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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