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슈퍼 빅1 체제' 경계해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국회 정책토론회 개최…대형사 중심 전략·하청업체 문제 극복 필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세미나가 열렸다.(사진=팍스넷뉴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대해 ‘슈퍼 빅1 체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 1, 2위 조선사의 합병으로 국제경쟁력이 제고되고 특히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가 예상되지만 중소조선소와 하청업체를 중심으로 한 문제들이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안재원 금속노조 노동연구원장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우리 조선산업의 국제 경쟁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에 인수될 경우 상당수의 하청업체가 경영상의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 원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게 되면 이들 하청업체와 노동자에 대한 임금 등의 통제력이 강화된다”며 “지난 3월 본계약을 체결하면서 발표한 상생발전방안을 보면 ‘대외경쟁력이 있는 협력업체와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은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대외경쟁력의 기준은 자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5년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하청업체 수는 1차 벤더 227개사를 포함해 총 598개사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중복납품하는 공동 하청업체 수는 327개사다. 이들을 제외할 때 대우조선해양의 전용 하청업체 수는 271개사다.  


대형사 중심으로의 산업체계 전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조선업 구조조정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중소조선소 폐쇄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구조조정은 부가가치에서 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2014년 20만4635명에서 2018년 5월 10만2277명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현재 중형조선소들은 현대중공업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소를 제외하고 한진중공업마저 수빅조선소 부도와 조남호 회장의 경영권 박탈이 발생하는 등 대부분 채권단 관리 아래 들어간 상황이다. 


백순환 대우조선해양 전 노동조합위원장은 "대형조선소가 중형조선소에 미치는 영향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내면을 보면 수주, 기술, 물량 부문에서 큰 역할을 한다"며 "LNG선을 수주하지 못해도 블록이라도 만들어서 대형조선소에 납품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STX조선과 성동조선은 연구·개발(R&D)과 일부선종의 도면까지 대우조선해양에서 보완해 공급했다”며 “현대중공업으로의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고립되고, 결국은 파업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이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빈재익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대우조선해양에서 생산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기술자와 기능인력의 대량 해고 혹은 일본, 중국 등 이웃 경쟁국으로의 이동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과정에서 반대파업에 나서 주주총회장을 점거하고 생산차질을 야기한 노조(현대중공업지부)를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추후 손해액이 입증되는대로 청구액을 92억원까지 늘려갈 예정이다. 조합원에 대한 대량징계도 진행 중이다.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조합원 1355명 가운데 695명은 출근정지, 감봉, 정직 등의 징계가 확정됐고, 4명은 해고됐다.


조상래 울산대학교 명예교수는 "우리나라와 기술격차를 줄이려는 중국은 최근 대학교에 조선공학과를 만들어 인력을 배출하는 한편, 미국과 유럽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인력들의 중국 복귀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이 현재 중국 조선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0년 뒤 중국과 우리나라의 격차는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속 서로 다른 기업문화와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유출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한다"고 꼬집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 격차는 2014년 3.6년에서 지난해 3.4년으로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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