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의 키워드 'ODM·인적분할·현물출자’
②영업이익 17년간 62배↑..윤회장 10년간 90억 배당받아


“일본으로 유출됐던 문화유산인 수월관음도를 25억원에 사들여 국립박물관에 기증한 적도 있고,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배우고 전파하기 위해 이순신의 자(字)를 딴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해 이순신 학교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문익점 선생과 이순신 장군의 멘토인 정걸 장군에 대한 역사책도 직접 편찬한 바 있다.”


동영상 파문이 불거진 후 한국콜마 측은 윤동한 회장이 나라사랑과 역사의식을 실천하는 인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일본 불매운동이 거센 가운데 유니클로와 아사히 다음 타깃으로 한국콜마가 위탁생산한 제품을 점찍자 출구 마련을 차원에서 윤 회장의 그동안 활동을 설명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한국콜마에 있어 일본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윤 회장이 한국 진출을 고려 중이던 일본콜마를 접촉, 수차례에 걸친 설득 끝에 1990년 5월 설립한 한국KM이 한국콜마의 전신이기 때문이다. 충남 연기군에 5평짜리 공장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국콜마의 당시 지분율은 윤 회장이 51%, 일본콜마가 49%였다.


일본콜마의 투자와 기술지원 덕에 윤 회장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당시만 해도 화장품 회사가 제품 개발에서 브랜드 기획 및 제조, 유통까지 화장품 회사가 모두 맡는 구조다 보니 거래처 확보가 쉽지 않아서였다.


다만 모든 영역을 한 회사가 관장하다 보니 품질 문제가 심심찮게 불거졌다. 윤 회장은 이에 1993년 국내 화장품 업계 최초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을 도입했다. 유럽 등 화장품 선진국에선 ODM이 보편화돼 있었지만, 국내는 주문자의 기호가 아닌 제조사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생산 납품한다는 발상 자체가 낯설었기에 거부감이 상당했다.


결과적으로 윤 회장의 과감한 결정은 한국콜마의 고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투웨이케이크’, ‘BB크림’ 등 혁신적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거래처 증가에 따른 실적 신장으로 1996년 코스닥 상장에 이어 2002년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까지 한달음에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결산시점과 인적분할 등의 변화를 고려치 않고 단순계산하면 한국콜마(한국콜마홀딩스+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196억원으로 상장 당시보다 35배 늘었고, 영업이익은 1817억원으로 62배 증가했다.


두 번의 상장 과정을 거치면서 윤동한 회장과 일본콜마의 한국콜마 보유지분율은 자연스레 희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의 덩치는 해마다 커지자 2012년 10월 인적분할을 단행, 기존 존속법인은 한국콜마홀딩스로 상호를 바꾸고, 화장품과 제약사업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출범시켰다. 이후 같은 해 12월 윤 회장과 그의 아들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은 한국콜마 지분 372만5280주를 한국콜마홀딩스에 현물출자 하는 대신 제3자배정 방식으로 한국콜마홀딩스 신주 701만854주를 지급받았다.


총수일가의 주식 스와프로 한국콜마홀딩스는 한국콜마 보유지분율 종전 1.04%에서 20.16%까지 늘렸고,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올라서게 됐다. 아울러 윤 회장 일가도 해당 거래로 한국콜마홀딩스 지분율을 19.44%에서 53.93%까지 끌어올리며 지배력을 강화했다. 반대로 동업자였던 일본콜마는 윤 회장 일가의 지배력 강화 움직임에 동참은커녕 제동조차 걸지 않았다. 2012년 말만 해도 일본콜마는 한국콜마홀딩스와 한국콜마의 지분을 14.26%씩 보유하고 있었으나 작년 말 각각 7.46%, 12.43%로 낮아진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적 측면이나 자본 등 규모면에서 한국콜마가 일본콜마를 이미 오래전 앞질렀다”며 “일본콜마 입장에선 설립 때와 마찬가지로 3명의 등기이사를 한국콜마에 배치함으로써 명분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회사 성장에 발맞춰 늘어나는 배당금으로 실리까지 챙기고 있는 상황이니 (한국콜마에) 굳이 불쏘시개질 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등기이사들이 이사회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본콜마는 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회계연도 기준 2008년 이후 2018년까지 총 3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받았고, 한국콜마에서는 2013~2018 회계연도 40억원을 수취했다. 윤동한 회장 등 총수일가는 한국콜마홀딩스에서 같은 기간 90억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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