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부진 한국지엠, '수입차' 효과 누릴까
트래버스·콜로라도 이달 말 기점 연이어 출격…“가격 최종 조율 중”

신차 부재 속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GM)이 미국 본사로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이달 말과 내달 초 연이어 국내에 선보이며 판매반등을 이끌지 주목된다. 한국지엠은 출시를 앞두고 가장 큰 고민인 가격문제를 최종 조율하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한국시장 철수설 속에 신차 출시가 지연되는 등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판매량은 46만대로 전년 대비 12% 가까이 줄었다. 무엇보다 내수시장 판매가 전년 대비 30% 가량 줄면서 10년 만에 내수시장 판매 3위 자리를 쌍용차에 내줬다. 


올해(1~7월) 판매실적(26만3023대)도 전년 동기(28만3432대) 대비 7.2% 감소했다. 내수만 따로 놓고 보면 4만235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5만1497대)보다 17.8% 줄었다. 한국지엠은 내수시장에서 SUV 선호가 높은 상황이지만 보유한 SUV 차종은 ‘트랙스’와 ‘이쿼녹스’뿐이다. 실제로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UV 판매는 4.3% 증가했다. 

  

한국지엠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미국 지엠 본사로부터 대형 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한국으로 들여와 제품라인업을 강화하고, 판매반등효과도 얻겠다는 것이다. 앞서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 두 모델에 대해 “한국시장에서 제품 구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차종은 올 초 서울모터쇼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소개됐다. 두 모델은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20%에 가까운 판매성장률을 기록할 만큼 높은 인기를 끈 모델이다. 업계에서는 이 두 모델이 각각 국내시장에서 대형 SUV의 돌풍을 이끌고 있는 ‘팰리세이드’, 국내시장에서 유일한 픽업트럭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과 경쟁할 것으로 전망한다. ‘트래버스’는 동급 최대 차체(전장 5189mm)·트렁크 적재량(최대 2781L)·동력성능(최고 출력 310마력)을 자랑한다. 콜로라도는 쉐보레 브랜드의 100년 픽업트럭 노하우가 반영된 정통 중형 픽업트럭으로, 지난해 픽업트럭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서 14만대 이상 판매된 회사의 주력모델이다.


한국지엠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내수 판매 증가를 시현한다는 구상이지만 문제는 가격경쟁력이다. 후발주자 입장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미국 본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트래버스의 시작가격은 2만9930달러(한화 약 3623만원)다. 현대차 ‘팰리세이드’(3475만원)보다 148만원, 쌍용차 ‘G4 렉스턴’ 대비 175만원 비싸다. 완성차 형태로 국내에 들여와 부가적인 비용이 포함될 경우 가격차는 더 벌어진다. 픽업트럭 '콜로라도'(약 3만달러·한화 약 3600만원) 역시 '렉스턴스포츠칸'(시작가 한화 약 2838만원)과 비교하면 800만원 가량 비싸고, 수입과정에서 추가 비용이 붙을 경우 가격메리트는 크지 않다. 


한국지엠의 전략은 수입차 이미지를 씌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최근 한국수입차협회에 가입해 쉐보레 브랜드의 수입차 이미지 제고에 나섰다. 두 차종이 국내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타사의 모델과 비교해 가격이 높은 만큼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구축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한 조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지엠이) 선보일 차급이 타사에서 선점한 가운데 가격경쟁력에서 밀려 과거와 같은 저조한 판매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해 국내완성차업체와의 직접 대결은 피하면서 아직까지 여전한 국산차 이미지에서 벗어나 수입차 브랜드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지엠은 지난해 현대차의 ‘싼타페’(기본형 가격 2695만원)에 맞서 ‘이쿼녹스’(기본형 가격 2945만원)를 내놓았지만 가격이 약 250만원 높게 책정되면서 판매에 고전했다. 올해 판매량만 봐도 '이쿼녹스'는 1336대, '싼타페'는 5만1481대를 기록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번에 선보이는 2차종은 미국 본사로부터 완성차를 수입해 한국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입차"라며 "이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시장에 대형 SUV '팰리세이드'가 저렴하게 나와 가격경쟁력이 높지만 우리가 이번에 내놓는 차들은 국산차와 경쟁이 아니라는 점에서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다만, 마지막까지 가격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가솔린모델을 먼저 출시하고 이후 소비자 반응을 살펴 추가(디젤)모델 출시를 고려할 예정이다. 


앞선 관계자는 픽업트럭시장이 보편화되지 않은 국내 시장성에 대해서는 "'콜로라도'는 '렉스턴스포츠칸'과 태생적으로 다르다"며 "'렉스턴스포츠칸'은 스포츠유틸리티트럭(SUT)의 성격이지만, '콜로라도'는 지엠의 100년 픽업트럭 노하우가 반영된 정통 픽업트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내에 없던 세그먼트이지만, 픽업트럭 목적성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충분히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의 판매목표를 높게 잡지는 않았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이들 모델은 볼륨차종처럼 월간 몇 천대 수준의 판매는 아닐 것"이라며 "기존에 팔아왔던 수입차('볼트', '임팔라' 등)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트래버스(위)와 콜로라도(아래).사진=한국지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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