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건설의 꼼수…발코니 확장비 ‘2200만원’
여타 단지 대비 3배 가격…무상 약속한 에어컨·중문·가구 가격 녹여

판교 대장지구에서 분양한 제일풍경채의 발코니 확장비가 여타 아파트 단지의 몇 배 수준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지역의 아파트 단지보다 높은 것은 물론, 서울 지역 확장비와 비교해도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분양가 규제로 수익이 줄어들면서 이를 발코니 확장비 등 옵션으로 만회하려는 ‘꼼수’로 해석된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일건설은 지난 7월 분양한 ‘판교 대장지구 제일풍경채’ 전용면적 84㎡ 아파트에 발코니 확장비로 2170~2200만원을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같은 지역에서 분양한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판교 더샵 포레스트'의 발코니 확장금액(1500만~1660만원)보다 500~670만원 비싼 가격이다. 


서울지역과 비교했을 때 가격차는 더욱 커진다. 2017년 분양한 신정뉴타운 아이파크위브의 경우 전용면적 84㎡의 발코니 확장비용은 680만원에 불과했다. 판교 제일풍경채의 30% 수준이다.


주변 단지 대비 600만원 이상 발코니 확장비를 높게 책정한 '판교대장지구 제일풍경채'. 출처=네이버 부동산.


빌트인(Built-in) 냉장고도 고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판교 제일풍경채는 냉장고 선택사항으로 '홈바'형(S711SI24B)을 575만원, '디스펜서'형(S691SI34BS2)을 765만원으로 책정했다. 발코니 확장과 디스펜서형 냉장고를 옵션으로 선택할 경우 3000만원에 육박한다. 이들 옵션은 입주 시점이 아닌 분양 시점을 기준으로 공급하게 된다. 즉, 판교 제일풍경채가 입주하는 2021년 11월에 2년 전 제품을 공급한다는 얘기다. 


이들 제품의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중에서 가장 비슷한 냉장고 모델 가격은 아무리 높아도 500만원선”이라며 "더욱이 건설사가 공급하는 빌트인 냉장고는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냉장고는 대량 생산 모델이 아니기 때문에 15년 이상 지나면 부품 공급이 어려워진다"며 "나중에는 A/S가 불가능해져 어쩔 수 없이 고가의 냉장고를 버리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판교 제일풍경채에 공급하는 냉장고 모델은 생산연도와 제품구성 등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져 있지 않다. 판교 제일풍경채를 분양받은 수분양자는 "냉장고 브로셔를 사진 찍으려고 했지만 분양 관계자가 이를 제지했다"며 "500만원이 넘는 냉장고를 사는데 제품의 구체적인 현황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무상옵션 홍보 뒤, 발코니 학장비에 녹여


제일건설이 무상옵션을 약속한 에어컨과 중문 비용을 판교 제일풍경채의 발코니 확장비용에 녹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일건설은 지난 7월 판교 대장지구 A5블록과 A7·8블록에 각각 589가구, 444가구 등 총 1033가구를 공급하는 분양공고를 냈다. 


앞서 지난해 12월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현대건설)와 더샵 포레스트(포스코건설), 퍼스트힐 푸르지오(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분양에 나섰지만 미분양이 대거 발생한 직후였다. 특히 최소 평형이 120㎡가 넘는 등 대형 평형을 주로 공급한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에 미분양이 집중됐다. 이곳의 3.3㎡당 분양가는 2700만원에 달해 분양가액이 10억원을 넘었다. 


제일건설은 이들 건설사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졌지만 3.3㎡당 분양가를 2300만원으로 책정해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와 판교 더샵 포레스트(3.3㎡당 2030만~2100만원)에 비해 200만원 이상 비쌌다. 분양가액도 7억원 초반~8억원 초반으로 최소 5000만원 이상 차이가 났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분양시장에 찬 바람이 불면서 제일건설은 무상옵션 카드를 꺼내들었다. 각 가구당 에어컨 5대와 중문, 이탈리아제 아일랜드 식탁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같은 당근책은 어느 정도 효과를 거뒀다. 중견건설사 브랜드에 분양가가 주변 단지보다 높아 1순위 해당지역 일부 평형에서 미달이 발생하긴 했지만 1순위 기타지역까지 청약을 진행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 요건이 까다로워지면서 부적격 청약 신청자들이 다수 발생했고 예비번호 700번대까지 당첨자가 나왔다"며 "판교 대장지구가 아직 대중교통망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일부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왔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비와 옵션 비용은 사업장별로 천차만별"이라며 "다만 최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가 규제를 강화하면서 낮은 분양가를 발코니 확장비 등 옵션으로 만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일건설 관계자는 “다른 단지들은 발코니 확장비가 낮은 반면, 추가로 에어컨, 현관 중문, 주방 특화설계와 시스템 가구 등을 선택해야 한다”며 “판교 제일풍경채의 경우 해당 서비스를 선택사항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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