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재도약 노리는 韓게임, 핵심은 혁신·도전"
전문가들, 대형사 중심 선순환 구조 형성 강조


국내 게임기업들의 혁신 역량이 고갈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왕년에 잘 나가던 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IP) 활용에 집중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며 상대적으로 위험부담이 높은 신규 IP 발굴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4차 산업혁명의 대표 활용 콘텐츠 중 하나로 꼽히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게임의 유통배급에 나서는 중대형 게임사들은 손에 꼽힐 정도다.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과감한 도전에 나서는 것이 선순환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 "모험정신 결여"…돈 되는 분야에 몰리는 현실


문성현 브로틴 CTO.


문성현 브로틴 CTO(최고기술책임자)는 2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9팍스넷뉴스 게임포럼' 연단에 올라 "국내에서 VR게임은 여전히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깔려 있어, 아직까지 대형기업들은 선뜻 뛰어 들지 않고 있는 시장"이라며 "온라인·모바일 시장처럼 전문성을 갖춘 유통사(퍼블리셔)의 형태도 아직 없다. 대부분 콘텐츠 개발사가 퍼블리셔의 역할도 함께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5G 시대가 시작됐지만, 대표 콘텐츠로 꼽혔던 VR 관련 콘텐츠는 부족하고, 콘텐츠 개발이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국제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대형기업들의 적극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VR시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영역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현실은 기대만큼 따라주지 않았다. 시장조사업체 슈퍼데이터는 2016년 1월 자료를 통해 그해 세계 VR 시장 규모가 51억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뒤인 3월 시장규모를 37억 달러로 수정했고 이마저도 채우지 못하며 37억 달러보다 51% 낮은 18억2000만 달러의 매출만을 거뒀다.  


VR시장의 저조한 성장률은 VR 장비의 높은 가격과 비싼 값을 주고도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대규모 자본을 중심으로 한 선제적인 도전과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문 이사는 "현재 한국게임시장이 세계 시장에서 과거와 달리 설 자리가 좁아진 이유는 구글플레이, 애플앱스토어 등에 플랫폼 주도권을 놓쳤기 때문"이라며 "아직 독점화되지 않은 VR 플랫폼은 기회가 남아 있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 중소개발사 지원 대책 마련도 절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이날 행사의 또 다른 발제를 맡은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도 문성현 CTO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 


위 학회장은 "최근 독일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게임스컴2019'를 방문했는데, 한국 게임사들의 존재감이 거의 없더라"면서 "10년전만 하더라도 주최국인 독일이 한국게임사들에 참석해 달라고 애걸복걸하던 형국이었는데 격세지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국내 게임사들이 과거 IP에 의존하고, 신규 IP에 기반한 게임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90년대 일본이 콘솔게임만 붙잡고 늘어지던 때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대형 기업들이 새로운 도전에 대한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에 나설 때"라고 조언했다. 


위정현 학회장은 게임산업이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 등 신기술 연구 개발에도 끊임없이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기술 도입의 경우 현재 탄탄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 중심으로만 추진되고 있어, 중소개발사들도 이를 구축할 수 있는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국내 게임기업 가운데 AI관련 조직에 200명 가량의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 곳들은 몇몇 회사 외에는 없다"며 "중소개발사들 또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시장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게임기업들이 단기이익만을 쫓지 말고 지속성장 가능성을 보고, 공격적으로 투자해야만 중국 등 경쟁국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제 2의 부흥기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호 팍스넷뉴스 대표.


한편, 이승호 팍스넷뉴스 대표는 이날 행사 인사말을 통해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국내 게임은 어느새 정체의 늪에 빠졌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고갈되고, 기술 격차는 줄어들면서 게임 주도권을 중국과 일본에 넘긴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자리가 잘못된 인식과 규제에 묶여 성장이 둔화한 국내 게임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등을 고민하기 위해 마련된 만큼 기업 경영과 전략 수립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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