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로 흥한 쿠팡…성공조건 역시 '물류'
⑤아마존 로봇 물류 벤치마킹 필요…소프트뱅크 로봇기업 인수로 시너지 가능성↑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의 질주에 1조원에 달하는 인건비가 발목을 잡고 있다. 물류 인프라 투자와 함께 늘어난 인건비는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는 쿠팡에겐 수익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로봇 기술을 이용한 물류 혁신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가고 있는 아마존에 대한 벤치마킹이 필요한 시점이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평균 3~4일 걸리던 이커머스 업계의 배송시스템을 깬 물류혁신이었다. 이 덕에 충성고객을 대거 확보하며 지난해 4조422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 첫 공시를 했던 2013년(478억원)에 비해 몸집을 10배가량 키우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현재도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늘리며 '배송강자'로서의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전국 24개 지역 물류센터 운영을 통해 로켓배송 전국확대 및 당일배송 등을 도입해 시장우위를 점하겠다는 것이 쿠팡의 전략이다. 


다만 물류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인건비도 함께 불고 있다. 쿠팡의 인건비는 2015년 3627억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최근 3년간 평균 40.8%씩 증가한 까닭에 지난해엔 9866억원에 달했다. 이는 상품거래량 증가에 맞춰 배송인력인 '쿠팡맨'을 꾸준히 충원했음에도 불구, 이 인력만으로 배송을 감당할 수 없자 아르바이트 형태인 '쿠팡플렉스' 도입한 까닭이다. 실제 6월말 기준 쿠팡맨 수는 약 5000명이며, 쿠팡플렉스의 일평균 활동인원도 4000명 수준에 이른다.


인건비가 매출의 4분의 1에 달할 만큼 고정비 부담이 커진 상태지만 쿠팡은 규모의 경제 창출을 위해 물류와 배송서비스 투자를 줄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작년에만 1조97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등 그동안 누적 손실액이 3조원에 육박한 상태라 쿠팡의 '묻지마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회의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쿠팡이 과도한 인건비 지출을 줄이지 않는 이상 드라마틱한 수익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수익 개선을 위해선 '쿠팡 이츠' 등과 같은 서비스 다양화가 아닌 미국 아마존 등의 사례를 참조해 인건비부터 과감히 줄여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마존은 현재 전세계에 있는 자사의 물류창고에서 10만대 이상의 로봇 직원을 활용 중이고, 드론을 이용한 무인배송 시스템 구축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10년 안에 인간이 필요 없는 '완전 자동화 물류센터'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로봇을 활용한 물류 혁신은 국내서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대표적이다. 2017년부터 물류센터에 픽업 로봇을 투입했고, 작년 말부터는 LG전자와 함께 '스마트 카트 로봇' 등 쇼핑 고객 편의를 높이는 기술 개발에 나섰다. 


쿠팡은 그러나 물류자동화 시스템의 효율성이 아직은 낮은 상태라 로봇 도입 계획은 없단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로봇 기술로는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적으로 아마존의 상황도 그럴 것"이라며 "전(全) 자동화의 효율성이 더 높다면 (그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지만 현재로선 늘어나는 물량 처리를 위해서 인력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쿠팡도 일정시점에서 로봇 물류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 중이다. 이 회사의 '화수분'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산업용 로봇 시장 개척에 앞장서고 있어서다. 실제 손 회장은 2017년 세계 최대 로봇 회사인 보스턴 다이내믹스(보스턴)를 인수했다. 보스턴은 출범 이후 줄곧 연구용 시제품만 선보였지만, 소프트뱅크 자회사가 된 이후 손 회장의 적극적 주문으로 시판용 산업 로봇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첫 시판 로봇으로 물류센터 내에서 활용가능한 '하역 로봇'을 출시하기도 했다. 쿠팡 역시 로봇 물류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백그라운드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쿠팡의 대표이사 체제가 김범석 대표 단독에서 3인으로 변경된 부분 등을 감안할때 사내 손정의 회장의 입김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인력 대비 로봇 물류시스템의 효율성이 높아지는 시점이 되면 손 회장 역시 보스턴에서 개발한 로봇을 통해 쿠팡 (물류시스템) 개혁에 나서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쿠팡이 물류 및 배송 특화로 성장했지만 결국 이 부분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인 만큼 물류효율성을 높여야 수익을 창출하는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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