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균 기자] 신영 컨소시엄(여의도엠비씨부지복합개발피에프브이)이 여의도 MBC 사옥부지에 건설할 예정인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에 대해 임대 후 분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우선 임대보증금을 받아 임대를 실시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뒤 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선분양과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신영 컨소시엄은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를 임대 후 분양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분양대행사를 물색하고 있다. 몇몇 대형 분양대행사에 입찰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브라이튼 여의도 오피스텔 849실에 대한 분양대행은 신영엠앤디가 맡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분양대행사 선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추석 이전에 마케팅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선분양과 후분양을 놓고 갈등하던 신영 컨소시엄이 결국 임대 후 분양 카드를 꺼내든 것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미 비슷한 선례도 있다.
대신F&I의 자회사인 디에스한남은 지난해 한남동 외국인 아파트 부지개발 사업(나인원한남)을 추진했지만 HUG가 분양보증을 거부한 뒤 임대 후 분양으로 전환했다.
이후 HUG는 고분양가 관리지역(서울 포함)의 임대금 보증 과정에서 규제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지만 아직까지 적용한 사례는 없다. 임대 보증금을 산정하는 구체적인 기준도 정하지 않았다.
신영 컨소시엄이 브라이튼 여의도의 임대를 추진할 경우 HUG가 임대보증금 규제를 적용하는 첫 사례가 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 후 분양은 HUG의 고강도 규제를 최대한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브라이튼 여의도 아파트를 임대로 전환할 경우 준공 전 임대보증금을 미리 받을 수 있어 선분양과 비슷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만 분양대금에 비해 금액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HUG 측에서 임대보증금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낮추라고 요구할지도 미지수다. HUG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률이 60%만 돼도 준공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보통 임대보증금은 분양가의 60%가 적정 수준”이라고 말했다.
선분양에 비해 재무부담도 크다. 시행사 입장에서 임대보증금은 언젠가는 임차인에게 돌려줘야 할 부채로 인식된다. 부채 증가로 재무상태도 악화할 수 있다.
부동산 개발업계 관계자는 “늘어난 부채 탓에 시행사는 신규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워진다”며 “이 때문에 증권사를 통해 임대보증금을 유동화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신영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를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살펴보면서 대책을 논의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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