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공백 리스크에 신성장 투자 더뎌지나
동력 상실된 M&A…4대 성장사업 확장 기대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공백 가능성이 재부각되면서 삼성그룹의 투자 속도에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삼성은 지난해 초 이 부회장의 석방 이후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몇 차례 시사했던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초 주주총회에서 고동진 사장은 “5G시대를 맞아 관련 M&A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고, 강인엽 사장도 올해 상반기 기자간담회에서 "시스템반도체 강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크고 작은 M&A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피력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미래 투자에 기반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2021년까지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5G, 바이오, 전장사업 등 4대 성장사업에 25조원을 쏟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20조원 가량이 신성장사업 육성을 위한 M&A자금으로 활용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6월말 기준(연결) 삼성전자의 현금성자산은 90조원 수준이다. 하지만 그룹의 수장인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 가능성이 재차 떠오르면서 신성장 분야에서 떠오르는 스타트업 등의 M&A를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유망 기업의 지분을 인수한 뒤 기술내재화를 이뤄왔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가 다시 떠오른 삼성은 주요 현안에 대한 대응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정농단사태’에 휘말려 1년여간 이 부회장이 구속수감되면서 글로벌 투자 등에 나서지 못했던 점에 비춰볼 때 당분간 신성장 육성을 위한 해외 M&A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자금이 집행되는 딜(deal)에 오너의 부재는 의사결정의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날 삼성 측에서도 "그동안 리더십 공백 위기로 미래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관련 전망은 더 어두워졌다. 삼성전자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한 뒤 이 부회장의 공백 속에 눈에 띄는 M&A에 나서지 못했는데, 당분간 행보가 더 지체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의 상반기보고서를 보면 회사의 올해 지분 취득을 통한 종속회사 편입현황은 2건에 그친다. 이스라엘 스마트폰 카메라 개발업체 '코어포토닉스'와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식습관과 영양정보를 분석해 알맞는 음식 레시피를 제공하는 '푸디언트'가 전부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뒤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조직이 사라진 상태”라며 “M&A에 나서 자칫 실패에 이를 경우 그에 따른 책임부담은 가중되고,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그룹의 경쟁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 부회장의 공백시)투자보다는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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