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 '계륵' 오설록…독립하면 '황금알 거위' 될까
국내 차(茶)시장 경쟁과열…매장수 열세 등 자체경쟁력↓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3일 11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오는 10월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하는 오설록을 두고 브랜드 매각설 등 업계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일단 아모레퍼시픽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풍부한 데다 오설록이 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남짓에 불과해 매각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오설록이 독립법인이 되더라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낼 만큼의 경쟁력이 생길지 여부에는 물음표가 붙고 있다.


오설록의 지난해 매출액은 504억원으로 전년 대비 5% 가량 증가했다. 모기업인 아모레퍼시픽의 역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설록이 이처럼 실적 반등에 성공한데 이어 독립법인으로 새출발을 알리자 일각에선 브랜드 매각을 점치는 목소리가 나왔다. 독립 후 몸집을 키우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후 매각, 여기서 발생하는 실탄을 활용해 다른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지 않겠냐는 것이다.


하지만 오설록의 그룹내 상징성을 감안하면 매각가능성은 희박하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주 서성환 선대회장이 한국 전통차를 보존하기 위한 만든 브랜드인 데다, 생전 오설록을 가업과 기업의 책임으로 여기고 유지하라는 뜻을 남길 만큼 의미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룹의 재무사정만 봐도 긴급수혈이 필요할 만큼 현금사정이 궁하지도 않다. 상반기 기준 아모레퍼시픽그룹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재원만 해도 1조3369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아모레퍼시픽의 설명처럼 오설록 브랜드의 사업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독립법인으로 출범시키게 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차 전문 인력을 채용·관리하는 그린파트너스까지 오설록의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해외진출 등도 모색하고 있는 걸 볼 때사업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 독립법인으로 새출발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도 "오설록이 그룹내 가진 의미가 남다른 만큼 매각이 아닌 전문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독립법인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며 "해외진출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이 나온 단계도 아닐 뿐더러 사업전략상 공개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를 넘어 해외 진출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동종 업계에선 오설록이 '황금알'을 낳는 캐시카우로 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줄어든 매장 수와 매출 규모로는 스타벅스 등 브랜드파워를 내세운 경쟁사들의 공세를 당해낼 수 없고, 해외로 진출한다 해도 중국과 일본의 차(茶) 업체들과의 차별점을 구현해 내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2016년 스타벅스와 이디야가 자체 차 브랜드를 론칭했고, SPC 그룹도 작년 '티트라'를 선보이며 차 시장에 첫 발을 내밀었다. 투썸플레이스는 싱가포르의 세계적 차 브랜드 TWG 제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태평양 출신 김종태 대표가 만든 티젠(TEAZEN)도 신흥강자로 부각되며 IPO(기업공개) 준비에 들어간 상황이다.


해외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유일하게 차 수입량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만 보더라도 2017년 기준 중국산 18.4%, 일본산 11%의 수입 비중을 보였다. 오설록의 대표 상품인 '녹차'군과 겹치는 상품은 이미 두 나라가 점유율을 양분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벅스만 하더라도 이미 200호점을 돌파해 전국 규모로 차를 판매하고 있어 접근성과 파급력에서 차이가 나는 상황"이라며 "독립법인으로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매장 수 늘리기를 통한 외형 성장이 전제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미국 차 시장은 스타벅스가 2014년 차 브랜드 티바나(Teavana) 인수 후 다양하고 편리한 차 음료를 소개하면서 급속도로 성장 중이며, 차의 나라로 알려진 중국이나 다도 예절로 유명한 일본의 녹차의 인지도 때문에 한국 상품이 차별성을 내세우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업계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회사 관계자는 "오설록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앞서 매장수를 조정했고,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포트폴리오도 다양화했다"며 "시장내 경쟁력은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고 밝혔다. 오설록의 2018년 매장 수는 39곳으로 전년에 비해 오히려 17곳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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