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격전
SK·LG, 8년전 치열하게 다툰 '분리막 특허소송', 어땠나
3년간 소송전…국내 분리막 분야 '자승자박' 평가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08시 5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8년전 특허분쟁'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시 두 회사의 싸움은 국내 분리막 분야의 성장을 더디게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이번에도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5월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배터리 관련 핵심인력과 영업비밀을 빼갔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응해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제소한데 이어 미국 ITC와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하기 위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싸움의 발발, 2011년 LG화학 '분리막' 특허침해소송


두 회사의 싸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에도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분리막 기술을 두고 격한 싸움을 벌였다. LG화학은 그해 말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분리막 생산기술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바로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특허무효' 소송으로 맞대응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두 재판의 승리는 모두 SK이노베이션에 돌아갔다. 


2012~2013년 진행된 특허무효 소송 1·2심은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들어줬다. 특허심판원(1심)과 특허법원(2심)은 "특허 핵심기술인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 기공 구조'에 대한 특허청구 범위가 너무 넓다"며 "선행기술의 분리막 기공구조를 일부 포함하고 있으며 효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LG화학의 특허 무효를 결정했다. 상고심 단계에서 LG화학이 보유 특허에 대한 범위를 정정했고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재심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분리막 싸움이 일단락 된 건 2014년이다. LG화학이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가 "특허 침해로 볼 수 없다(원고 패소)"는 판결을 내렸다. 연이은 패소에 LG화학은 같은 해 SK이노베이션과 모든 소송(특허침해 항소심, 특허무효 파기환송심)과 분쟁을 종결하기로 하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특허무효 소송, 특허침해 소송 모두 없던 일로 하고, 국내외에서 '분리막'에 대한 특허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특허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명시했다. 또 사업 시너지 창출, 협력 확대를 위해 공동 노력하겠음을 명확히 했다.


◆소모적인 소송전…국내 분리막 침체기 불러왔나


문제는 두 회사가 분쟁을 끝냈을 무렵 분리막 분야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시들해졌단 점이다. 굳이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저렴한 해외 제품을 쓰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팽배해졌기 때문이다. 승패를 떠난 두 회사 모두 '득'을 취하지 못했던 셈이다.


LG화학은 분리막을 직접 생산해 사용하지 않는다. 분리막을 구매해 사용하는 게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낫다는 이유에서다. 2015년에는 보유하고 있던 안전성강화분리막(SRS) 관련 유휴설비 일부를 일본 화학소재 전문업체인 도레이에 매각했다. 현재 LG화학은 일본 도레이, 아사히카세이와 중국 상해은첩 등으로부터 분리막을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영위하는 분리막 관련 사업은 특허 기반 사용료 이익과  다른 업체에서 분리막을 사와 SRS 코팅을 입히는 방식의 사업 등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분리막 생산시설을 본격 확대하자마자 상황이 어려워졌다. 한참 소송 중이었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분리막 관련 수주가 뚝 끊겨 버리면서 사업이 한동안 위축됐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관계 악화로 소재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과거 두 회사가 소송에 3년을 허비한 게 아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어 "8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두 회사가 다시 싸우게 됐는데, 이번에는 과거처럼 자승자박으로 끝내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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