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호주 사기건, ABL생명이 소방수?
현지에서 LBA캐피탈과 협상…조기 발견부터 투자금 회수까지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5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과 JB자산운용이 해외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사 역할을 펀드 수익자 ABL생명이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정작 수천억원을 운용하고 판매한 대형 금융회사들은 사건 내막이 밝혀질 때까지 사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JB자산운용에서 운용한 'JB호주NDIS' 펀드는 호주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장애인을 위한 주거시설(아파트)에 투자하기로 계약됐다. 이를 위해 선택된 현지 투자사가 LBA캐피탈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곳은 펀드 판매사인 KB증권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LBA캐피탈이 아직 부동산펀드로서 제역할을 다할 수 있는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뚜렷한 투자 포트폴리오도 없는 신생 부동산 투자사에 덜컥 큰 자금을 대출한 것이었다. 국내 금융기관은 제대로 된 조사를 하지 않았고 이것이 화근이 된 셈이다. 


대출을 실행한 펀드 'JB호주NDIS'는 JB자산운용에서 운용하고 KB증권에서 판매했다. IBK연금보험, MG새마을금고, 산림조합중앙회, 코리안리, ABL생명, 한국투자증권 등 기관투자가들(2360억원)과 KB증권 및 KB은행의 고객자금(904억원)들이 펀드 수익자로 등재돼 있다.


LBA캐피탈에 이상 징후가 감지된 시점은 이달 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펀드 수익자 중 ABL생명이 호주 현지에서 또다른 부동산 투자를 위해 실사를 하던 중 알게된 사실로 LBA캐피탈의 민낯이 드러났다. LBA캐피탈이 JB자산운용 등에 약속한대로 투자하지 않았으며 한국 금융기관에 넘긴 대부분의 문서가 위조서류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파트 인수계약서, 즉 집문서조차 없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태가 여기까지 갈 수밖에 없던 이유는 판매사의 초동 실사 부재, JB자산운용의 운용업무 부실이 합쳐졌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초 해당 프로젝트를 홍콩의 검증받지 않은 브로커로부터 소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최초 이를 직시한 ABL생명은 JB자산운용과 KB증권에 해당 사실을 알렸다. 심각성을 몰랐는지 두 금융기관은 재빨리 대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호주 현지에 있던 ABL생명 실무진이 LBA캐피탈을 찾아 상황 파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LBA캐피탈이 약조했던 장애인 임대아파트 투자는 애시당초 어려웠다. 프로젝트를 계획했던 때보다 아파트 가격도 올랐고 아파트 매입과 관련된 기관으로부터 용도 변경 등의 허가를 받는 조치도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금융기관들은 투자 관련 서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이에 위조서류로 상황을 모면한 것이다. 이는 KB증권에서 주장하는 '계약위반'과 달리 '사기'였던 셈이다.


LBA캐피탈은 한술 더떠 대출금 중 일부를 다른 부동산 매입에 사용했다. 이 부분을 두고 KB증권은 계약 위반이라고 하는 것이다. 


KB증권은 뒤늦게 대출금 대부분에 대해 동결 조치를 취하려 했다. 하지만 자금동결로 자칫 돈이 호주에 장기적으로 묶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LBA캐피탈과 소송으로 이어지면 쉽게 돈이 오갈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주의 법이나 금융 등 제반 사안을 잘 알던 ABL생명 실무진은 LBA캐피탈을 설득하는 작업을 했다. 범죄사실에 대해 선처를 할 수 있으니 남아 있는 투자금을 한국으로 송환할 것을 요구했다. 총 대출금 3265억원 중 2015억원을 회수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KB증권은 "현지에 현장 대응반을 급파한 동시에 현지 최고의 법무법인인 앤런스(Allens)를 선임해 법적 대응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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