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리지 않은 ‘트래버스’
동급 최대 차체 대비 부드러운 주행감·정숙성 돋보여…실내인테리어·가격은 아쉬워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1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래버스' 주행모습.(사진=한국GM)


한국GM이 선보인 ‘트래버스’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걸맞았다. 화려한 디자인을 앞세우기보다 SUV 특유의 단단함과 독보적인 힘을 과시했다. 동급 최대의 차체 크기를 자랑하지만 주행시 운전석의 느낌은 무겁다기보다 오히려 부드러운 주행성능을 뽐냈다. 


지난 4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 월드에서 트래버스 시승행사가 열렸다. 가평휴게소와 홍천휴게소, 내린천휴게소를 거쳐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롯데 리조트까지 가는 약 180km(2시간30분) 코스였다. 서울 시내를 빠져나오는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고속도로를 이용해 트래버스의 엔진과 주행성능을 점검하기에 충분했다. 이날은 비가 내렸다. 미끄러운 도로에서의 성능을 꼼꼼히 확인할 수 있었다.


트래버스를 마주한 순간, 단연 커다란 차체가 눈에 띄었다. 트래버스의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로 대형SUV 가운데 최대 차체 크기를 자랑한다. 외관에서는 단단함이 묻어났다. 화려한 장식과 디자인을 내세우기보다 정통SUV 성격에 걸맞은 간결하면서도 단단한 힘을 느끼는데 중점을 둔 모습이었다. 


쉐보레 브랜드 특유의 듀얼포트그릴(위·아래로 나뉜 라디에이터그릴)과 9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장착한 헤드램프로 보다 밝은 밝기와 뛰어난 시야확보를 가능하게 했다. 뒷범퍼 중간에는 최대 2.2t의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연결할 수 있는 커넥터를 장착해 휴가철이나 장거리 여행, 캠핑을 갈 때 활용성이 높을 것 같았다. 


외관에서 묵직한 느낌을 뿜어냈다면 내부는 넓은 공간성이 단연 돋보였다. 3m가 넘는 휠베이스(휠 사이의 거리)는 넓고 넉넉한 실내공간을 제공했다. 트래버스는 한국GM이 미국 GM본사로부터 완성차를 전량 수입해 판매하는 형식인데, 한국시장에 판매되는 모델은 7인승모델이다. 


2열은 독립된 시트를 적용했다. 1열과 2열 곳곳에 배치한 수납공간은 4인승 이상 가족 또는 다수가 여행을 갈 때 실내공간에 여유로움을 제공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보통 7인승 모델의 경우 3열은 타고 내리기도, 앉아서 장시간 가기에 불편함이 많지만 트래버스는 달랐다. 


3열 시트는 동급 가운데 가장 넓은 850mm의 레그룸(앞·뒤 좌석간 거리)을 제공한다. 시트에 달린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시트가 앞으로 기울어지면서 전면으로 이동해 3열 탑승자가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다.


8인치 네비게이션은 위·아래로 높이 조절이 가능했다. 네비게이션을 위로 올리면 수납공간이 추가로 확보됐다. 선루프도 1열과 2열에 각각 배치했다. 내부인테리어는 천연가죽시트를 기본 적용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은 적었다. 다소 투박하다는 생각이 들 수 있었다. 하지만 1열 운전석과 동반석 사이에 센터에어백을 탑재하는 등 7개의 에어백을 적용해 탑승자의 안전에 보다 신경을 쓴 점이 돋보였다. 


트렁크 공간도 넉넉했다. 트래버스의 적재량은 651리터(L)다. 3열 시트를 접으면 1636L, 2열과 3열을 모두 접으면 2780L까지 늘어난다. 이는 동급 가운데 가장 넓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짐을 싣기 위해 굳이 3열을 접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트렁크 아래에 90.6L의 적재공간을 확보해 2열과 3열을 접지 않아도 741.6L의 짐을 싣기에 충분했다.


'트래버스'의 전측면과 후면 모습.(사진=팍스넷뉴스)


운전석에 앉아 스타트 버튼을 누리고 좌석의 높이와 앞·뒤 간격,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조절했다. 비가 오는 날씨라 헤드램프를 켰다. 헤드램프의 조작버튼은 계기판 좌측 아래에 위치해 있었다. 일반적으로 핸들 좌측에 달린 방향지시등 레바를 통해 조절하는 것과 달라 다소 생소했다. 


기어를 'D'에 두고 속초를 향해 출발했다. 지상주차장에서 나오는 길이 큰 차체로 인해 불편할 것 같았지만 코너링이 부드럽게 이어져 크게 어렵지 않았다. 직선도로에서 주행은 무거울 것이란 우려와 달리 매끄러웠다. 


서울 도심을 지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엑셀레이터를 밟았다. 순간가속이 매우 뛰어났다. 트래버스는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엔진을 탑재했다. 9단 자동변속기가 조화를 이뤘다. 최고출력은 314마력, 최대토크는 36.8kg.m에 달한다.  


가속시에도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소음이 적었다. 고속주행에도 보스(BOSE)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방해하지 않았다. 5링크(Link)멀티서스펜션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가늘고 긴 막대인 링크는 동력을 전달해 일정한 운동을 하게 하는 장치이다. 서스펜션이란 노면의 충격이 차체나 탑승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다. 


'트래버스'의 실내모습.(사진=팍스넷뉴스)


트래버스는 사륜(AWD)구동시스템을 기본장착했다. 주행 중 전륜구동(FWD)으로 전환이 가능해 상황에 따라 적용해 가며 속초로 계속 향했다. 계기판 중앙에 네비게이션 기능을 탑재해 초행길임에도 운행에 전혀 불편함을 주지 않았다. 


다만 아쉽게도 트래버스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기능이 빠져 있었다. 최근 국내에 선보이는 차들이 해당 기능을 적용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보완이 필요해보였다. 이 기능은 주행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하면서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시스템이다. 비가 오는 등 주행 중 시야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때 활용하면 좋은 기능이다.


전방과 후측방 경고시스템, 차선이탈 경고와 차선유지보조시스템 등은 적용돼 있었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은 국내에 출시한 타사 모델의 경우 차선을 벗어날 때 빠르게 잡아주지만 트래버스는 잡아주는 속도가 다소 더뎠다. 


잠시 휴게소에 들렸다. 주차를 할 때 외부 카메라모듈과 연결된 룸미러는 후방상황을 파악하는데 용이했다. 트래버스는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를 통해 최대 300% 향상된 후방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외부 카메라모듈과 연결된 '트래버스'의 룸미러.(사진=팍스넷뉴스)


속초에 도착해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를 체크했다. 11.3km/L였다. 트래버스의 공인연비(고속 기준)가 10.3km/L인 것을 고려할 때 준수한 수준이었다. 


주차 뒤 트렁크를 열고 짐을 뺐다. 리프트게이트를 자동으로 열 수 있는 센서의 위치를 프로젝터가 바닥에 표시해줘 흥미로웠다. 수동으로 뒷문을 열 때에는 범퍼와 인접한 뒷문 끝 부분에 자리한 손잡이를 통해 열 수 있었다. 일반적인 차들이 뒷문 중앙에 손잡이가 위치한 것과 달랐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오프로드 주행 테스트에 나섰다. 비포장된 산속을 오르내리는 코스였다. 많은 비가 내려 지면은 질퍽했다. 주행모드를 통합오프로드 모드로 전환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사륜구동 모드에서 통합오프로드 모드로 전환하는 순간 차량의 무게중심이 뒤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오르막길에서는 접지력이 뛰어났다. 밀리지 않고 안정적으로 힘을 받는 느낌이었다. 울퉁불퉁한 지면에서는 좌우 흔들림이 예상보다 적었다. 오프로드 주행은 많은 차량이 일렬로 줄지어 나섰는데 룸미러를 통해 후방상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서 편리했다. 장시간 다양한 코스에서 주행을 했지만 좌석에서 느껴지는 피로감은 적었다. 


트래버스의 판매가격은 4500만원부터 시작한다. 수입차로 등록했지만 아직까지 한국GM이 국산차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동급의 국산차에 비해 가격부담을 다소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국내에서 대형SUV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현대차의 '팰리세이드' 가솔린모델의 경우 3400만원 후반대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트래버스는 성능과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딱히 흠잡을 부분은 없었다. 적극적인 프로모션 등을 병행한다면 경쟁력은 충분해 보였다. 특히 캠핑과 서핑 등 여가생활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활용성이 높은 모델임은 분명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