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 해외부동산 탓 '자본적정성' 급락
반년새 구NCR 230%→170%로 급락...자금 유동성 악화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0시 3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하나금융투자의 자본적정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구NCR)’이 급락하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인수 후 재매각(셀다운)이 부진해 자금 운용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의 올해 상반기말 구NCR은170.7%에 머물렀다. 지난해말 230%에서 무려 60% 가량 급락한 수치다.  


구NCR은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자금운용 능력을 나타낸다. 단기에 현금화가 가능한 영업용순자본을 손실위험을 미리 계산한 총위험액으로 나눈 것으로 구NCR이 150% 미만이면 금융당국의 경영개선권고 대상으로 분류된다.


하나금융투자의 구NCR이 급락한 이유는 최근 해외지역에서 부동산 투자를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7건의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 총 3조5270억원 규모로 금액기준 국내 증권사 중 최대 규모다. 미래에셋대우가 같은 기간 총 7건, 2조316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10건이상, 1조원 이상이나 쏟아부은 것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증권업계에 주요한 수익 창출 수단으로 종종 활용돼 왔다. 수익성이 높은 부동산을 인수한 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해 수익을 거두거나 셀다운을 통해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에 다시 매각하는 방법으로 중계 수익을 거뒀다.  셀다운을 통해 부동산 가격하락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하는 동시에 매각차익 및 수수료까지 남길 수 있고 빠른 자금 회전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도 높일 수 있다.


반면 셀다운에 실패하면 증권사는 거액의 인수자금이 해당 부동산에 묶이게 된다. 부동산은 미매각자산으로 분류돼 증권사가 운용 자금을 순환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최근 진행했던 몇몇 대형 해외부동산의 셀다운을 마무리하지 못하며 유동성 마련에 실패하고 총위험부담도 급증한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과 올해에 걸쳐 파리 크리스탈리아빌딩(2200억원), CBX타워(5800억원), 런던 갤러거 쇼핑파크(2600억원) 등 굵직한 부동산 인수에 성공했다. 하지만 셀다운이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하며 난항을 겪었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너무 비싼 가격에 해외부동산을 매입해 기관투자가들이 투자에 부담을 느낀게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실제 하나금융투자가 올해 5800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진 파리 CBX타워는 쉬먼 스파이어가 2016년 2700억원에 매입했던 물건이다. 기간 중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3년만에 2배이상 가격이 뛰어올랐다. 


하나금융투자는 일부 물량의 셀다운이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지표의 하락을 전체 유동성 악화로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구NCR 하락은 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한 데 따른 영향일뿐"이라며 "투자 규모 등을 감안해 유동성의 일시적 어려움을 우려할 수 있지만 셀다운 부진을 전반적인 유동성 우려로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유동성 위기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의 셀다운 실패를 놓고 증권사의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나올 수는 있다"면서도 "일시적인 재무건전성 악화를 증권사의 직접적 유동성 위기로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