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생수 시장…잇따른 '선수 입장'
오리온·LG생활건강·PB 제품까지 가세…2023년 국내 시장 규모 2조 돌파 예상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6일 10시 5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들의 연이은 출사표로 생수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사먹는 물'에 대한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생수 시장의 성장잠재력에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일각에선 물 사업을 회사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70여개가 넘는 업체가 뛰어든 레드오션이다 보니 출혈경쟁에 따른 채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꼽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1조25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최근 집 앞 배송, 새벽배송 등의 인프라가 확보된 상태에서 간편함을 추구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온라인 생수 주문이 급증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또한 붉은 수돗물 사태 등으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불신이 커진 것도 생수 시장을 키우는데 한몫 거들었다. 업계에선 국내 생수시장이 매년 12%가량씩 성장하고 있는 만큼 5년 뒤인 2023년에는 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밋빛 전망 덕에 후발주자들도 속속 생수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10월 제주도 용암해수로 만든 '제주용암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앞서 오리온은 2016년 11월 용암해수 사업권을 갖고 있던 제주용암수를 인수, 생수 사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시장진출을 준비해 왔다. 삼다수의 기업판매(도매)를 담당하고 있는 LG생활건강도 지난해 11월 울릉군과 만든 합작법인 '울릉샘물'에 500억원을 출자하고 울릉샘물에 대한 지분을 87% 획득했다. 빠르면 내년 8월께 시판 예정이다. 


대기업의 생수 사업 진출은 더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위탁판매 계약을 맺은 삼다수(現 광동제약)을 제외하면 아이시스(롯데), 백산수(농심), 평창수(해태) 등의 70여개 기업들이 이미 진출해 있다. 국내 이름난 식품기업이면 생수브랜드 하나쯤은 갖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들이 너나할 것 없이 '물 장사'에 뛰어들 수 있었던 이유는 원가부담이 낮은 생수 사업구조 때문이다. 


생수 사업은 수원지에 관정을 뚫는 초기 설비투자만 완료하면 추가로 발생하는 생산비용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생수 사업자들이 고정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각 시·도에 납부하는 수질개선부담금 뿐이며, 해당 부담금은 국산과 수입생수 모두 톤(ton)당 2200원에 불과하다. 여기에 뚜껑, 병 값 등의 원가와 인건비를 더한 생수 1병당 고정비는 100~200원 사이의 고정비가 들어가는 셈이다. 별도 증설없이 식품기업들이 기존 구축해놓은 음료 물류 채널을 이용해 공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1995년 생수 사업이 합법화된 이래 매년 신규 플레이어들이 해당 시장에 유입되고 있고, 이에 따른 경쟁과열로 업계의 판도도 흔들리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 1위인 삼다수만 해도 1998년 진출 이후 20년 가까이 5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독주 체제를 이어왔으나 지난 5월 39.8%까지 하락했다. 2, 3위인 아이시스(13.2%)와 백산수(8.5%) 역시 마케팅 확대, 신공장 증설, 자체 배송 서비스와 전용앱 출시 등을 통해 후발주자 따돌리기에 여념없는 상태다.


일각에선 이미 레드오션이 되버린 생수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이 큰 재미를 보지 못할 것으로 관측 중이다. 삼다수, 아이시스, 백산수의 점유율이 60%를 넘는데다 200여개의 브랜드가 나머지 시장을 나눠가지는 구조다 보니 기대만큼의 마진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수원지가 한정적인 국내 생수 사업 구조상 품질은 대부분 비슷하고 이름을 대면 알만한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는 상황"이라며 "결국 인지도 확장을 위한 마케팅 비용 증가로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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