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하이트, 진로 공병 반환 놓고 ‘옥신각신’
롯데주류 “이형병 사용 자율협약 위반 행위” vs. 하이트진로 “내로남불식 주장”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10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인기몰이 중인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진로)’이 때 아닌 공병 전쟁에 휘말렸다. 롯데주류가 주류회사 간 맺은 공용병 사용자율협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수거한 진로 공병을 하이트진로에 돌려주지 않고 있어서다.


문제는 롯데주류 공장에 쌓여 있는 진로 공병이 무작위로 방치되면서 재활용이 어려울 만큼 훼손되고 있단 점이다. 이에 공용병 자율협약을 깬 하이트진로에 대한 질책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자원절약 측면에서 롯데주류가 생떼를 부리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롯데주류에 따르면 자사 공장 야적장에 하이트진로의 진로 공병이 200만병 넘게 쌓여 있다. 이 회사 야적장에 경쟁사 공병이 이처럼 쌓여 있는 이유는 진로가 출시된 지난 4월부터 해당 공병을 일체 돌려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주류가 다른 공병과 달리 진로 공병 반환을 거부한 까닭은 하이트진로 주도로 진행된 소주병 공용화 자율규약을 스스로 깬 것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실제 주류회사들은 2009년 자원절약 및 공병 수거에 드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주병을 공용화하는 자율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로 인해 제조사가 달라도 대다수 소주병이 녹색으로 통일된 것은 물론, 디자인과 크기 역시 동일하게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40년 만에 재출시 된 진로의 경우 과거와 같이 하늘색에 목이 짧은 이형병을 채택했다. 동종업계는 이에 소주 제품에 이형병을 사용한 하이트진로에 대한 환경부의 정확한 판단을 요구하기 위해 롯데주류가 반환 대신 적재를 하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우리 상황이 좋지 않아 하이트진로에 스크래치를 내기 위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지적도 일각서 나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며 “일반 소주병과 달리 진로의 경우 일일이 선별작업을 해야 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인건비 등 투입비용이 기존보다 더 많이 소요되는 상황이 발생해 환경부에 질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자사 제품 중 이형병을 사용하고 있는 청하에 대해 하이트진로가 문제를 삼는데 해당 제품의 경우 일반 소주보다 높은 공병취급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다”며 “청주인 청하와 일반 소주인 진로를 맞비교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공장에 (진로 공병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게 더 큰 문제”라고 하소연 했다.


하이트진로는 롯데주류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란 입장이다. 지난 10년간 매월 100만병에 달하는 청하와 같은 롯데주류의 이형병을 선별해 보내주고 있는 만큼 업무 및 비용문제로 공용을 돌려주지 못한다는 말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단 것이다. 또한 2009년 소주병 공용화 자율협약이 법적 강제사항이 아니란 점도 이유로 꼽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벌률 시행규칙 제 12조의 4 ‘빈용기재사용생산자 등의 준수사항’을 보면 다른 빈용기 재사용 생산자의 제품이 회수된 경우 이를 사용하거나 파쇄하지 말고 돌려줘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롯데주류가 4월 이후 수거한 모든 진로병을 자사 공장에 무작위로 방치하고 훼손시켜 재사용을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오랫동안 이형병 혜택을 누려온 롯데주류가 ‘내로남불’식 행태를 보이고 있어 억울하다”고 말했다.


진로 공병을 놓고 양사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는 사실상 하이트진로의 손을 들어준 상황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 외 다른 소주 회사에도 이형병 사용에 대해 질의했으나 용기 디자인과 규격 등을 강제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동종업계도 하이트진로의 손을 들어주는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주류가 자사 소주인 ‘처음처럼’이 일본 불매운동으로 판매량이 시들해진 사이 진로가 치고 올라오자 본인들의 자리를 뺏기고 있다고 판단해 이형병 사용 문제를 공론화 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엔 공병취급수수료를 올리는 수준에서 (하이트진로와) 합의를 보지 않겠냐”고 전했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현재 환경부 및 자원순환센터는 환경적 보호차원에서 빈병 재사용을 적극 권하고 있다”며 “롯데주류가 진로 공병을 무작위로 방치하고 훼손시키고 있는 부분은 경쟁관계를 떠나 다시금 생각해 볼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이형병 사용은 기업자율에 맡기는 것이 맞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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