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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산' 못넘는 진퇴양난 백산수
전세진 기자
2019.09.20 13:10:05
④중국 법인 5년 적자에도 17년 라인 증설·중국發 물류 비용 시장경쟁에서 불리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3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전세진 기자] 농심 백산수는 삼다수의 최종 맞수가 될 수 있을까. 현재 상황에선 경쟁자로 보기 어렵다. 광동제약에 삼다수 판권을 뺏긴 후 절치부심 끝에 출시한 백산수가 아직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산수 생산을 위해 설립한 중국법인은 작년까지 연속 적자에 허덕였고, 국내 시장점유율은 두자릿수를 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가고 있다. 


농심에 있어 생수사업은 의미가 남다르다. 1998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제주개발공사)에게 삼다수 판매를 위탁받아 2011년까지 생수시장의 왕좌를 지켰다. 판매 초기 농심의 라면과 스낵 유통망에 끼워팔기 식으로 공급망을 넓히던 삼다수는 출시 3개월만에 업계 1위가 됐다. 


2008년을 기점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긴 삼다수는 계약 종료 직전인 2011년엔 1908억원으로 괄목 성장했다. 이에 제주개발공사는 기존 수의계약이 농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 조례를 개정해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했다. 이후 2012년 입찰에서 광동제약에 판권을 뺏기자 농심은 제주개발공사를 상대로 조례에 대한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4년을 끌다가 2016년 농심이 소를 취하하며 마무리됐다. 


매출 2000억원 규모의 삼다수를 잃은 농심의 와신상담은 2012년 12월 백산수 출시로 이어졌다. 14년동안 쌓여온 유통판매 노하우와 생수시장에 대한 밝은 전망이 농심을 다시 생수시장에 뛰어들게 만들었다. 당시 신춘호 농심 회장은 "물 좋기로 소문난 백두산 천지물에 농심의 정성이 더해지면 세계적 명품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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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은 백산수 중국 신공장 설립에 2015년 창사 이후 최대규모인 2000억원을 투자, 연간 125만톤을 생산할 수 있도록 케파를 확대했다. 아울러 제주에 버금가는 청정지역 백두산을 수원지로 내세우고 천연미네랄 성분인 '실리카'가 국내 생수 중 가장 많다는 점을 들어 프리미엄 생수 이미지를 부각했다. 5년안에 매출 2000억원을 올려 국내 생수 1위를 탈환하고, 세계 최대 생수 시장인 중국을 정조준해 수원지에서 가까운 동북 3성 및 동부 대도시를 공략하겠단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까지 성적만 놓고 보면 농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닐슨코리아 기준 올 상반기 백산수의 국내 매출은 413억원으로 시장점유율은 8.7%(1~7월 누적기준)다. 통상 동절기 생수 판매량이 줄어든 걸 고려하면 연매출 1000억원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백산수 판매를 위해 중국에 설립한 연변농심광천음료유한공사(연변농심)의 사정은 훨씬 심각하다. 연변농심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연간 125만톤의 생산능력을 가진 것과 달리 실제 생산량은 최근 3년간 20만톤여(2016년 21만톤, 2017년 20만톤, 2018년 24만톤)에 머물러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심은 2017년 말 3호 라인을 증설했다. 연변농심의 공장가동률이 올 상반기 35.8%에 그친 배경이다.


문제는 높은 물류비로 인해 수익성 제고도 쉽지 않은 상황이란 점이다. 백산수는 중국 공장에서 대련항까지 철도를 이용해 약 1000km을 이동한 후 선적되어 국내 평택항과 부산항으로 운송된다. 당연히 국내 수원지에서 취수하는 타 브랜드들에 비해 물류 비용과 효율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설 수 밖에 없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도 농심보다 앞서 백두산을 수원지로 한 '하늘샘'을 출시했었지만, 국내 수원지에서 취수해 물류 효율성이 좋은 아이시스 브랜드에 집중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2015년 신공장을 건설한 후로는 신공장 내에 있는 철도로 바로 대련항까지 이동이 가능하다"며 "트럭 운행비와 상하차 비용을 고려했을 때 물류비가 절감된 것은 맞지만, 물류비는 운송하는 제품의 양과 횟수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비용이 책정되기 때문에 절감효과를 숫자로 헤아리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농심도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2015년 10월 중국 정부 소유의 철도 운영권을 확보한데 이어 1059억원을 투자해 인천 통합물류센터 설립 중이기 때문이다. 물류 업계 관계자는 "물량 취급량에 따라 업체의 선임 협상 여력엔 차이가 있겠지만, 대련→평택 노선이 대련→인천으로 바뀌게 되면 실제 T/S(환적) 물량 등이 더 많은 인천항 여건 덕분에 선임 면에서 조금 더 가격 경쟁력이 생기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레드오션이 된 생수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농심이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고 있다. 농심이 업계 2위인 롯데칠성과 5~6%대의 시장점유율 차이를 보이는 상황에서 최근 이마트 등 대형마트의 PB 제품까지 생수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어서다. 한층 치열해진 시장경쟁으로 판촉비와 광고집행비 등 고정비가 증가할 경우 물류비 부담을 지고 있는 농심 입장에서 근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백산수는 라면, 스낵으로 대표해오던 농심의 미래 역사를 일궈나갈 주인공으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탄탄하게 백산수의 브랜드 파워를 다져나가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생수시장 성장가능성을 내다보고 라인 증설을 통해 선제적인 투자를 해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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