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실적 악화, 내년부터 본격화"
미·중 갈등 영향…설비투자 위축 불가피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14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슈 톡톡'은 자본시장과 산업계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를 짚어봅니다. 애널리스트, 주요 연구소 연구원, 그룹 임직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만나 딜(Deal),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 다양한 이벤트의 뒷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팍스넷뉴스 유범종 기자] 최근 미국과 중국, 한국과 일본 등의 무역 분쟁이 잇따르면서 국내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러한 무역 갈등은 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산업 전반의 위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증권사 크레딧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연구원 등의 전문가들을 만나, 최근 국제 정세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탈출구는 없는지 들어봤다.


Q. 최근 국제 정세가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나


ㄱ. 아시아 역내에서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부분 국가들의 무역 규모가 크게 줄었다. 아시아 수출의 블랙홀은 중국이다. 중국의 수입량이 대폭 줄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길도 막혔다. 중국의 경우 미국향 수출에 제동이 걸림과 동시에 유동성 악화로 내수까지 좋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아시아지역 전체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ㄴ. 최근 국제 정세 악화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통화정책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들은 거의 다 차가고 있다. 덕분에 기재부에서는 내년에 513조5000억원에 달하는 슈퍼예산을 쏟아 붇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정부 예산 편성은 내년에도 우리나라 경제 회복에 자신이 없다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기업 입장에서도 향후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 하나에 관세가 요동치는 시점에서 기업들은 섣불리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향후 이러한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 행태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ㄱ. 동의한다. 당분간 기업들은 보수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 이게 가장 큰 걱정거리다. 비단 미국, 중국, 한국, 일본 만의 이슈가 아니라 전세계 경제가 삐걱대고 있다. 앞으로 1~2년 이후를 예상하기 어렵다.


ㄴ. 금융시장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은행도 현금유동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기업들이 투자를 안하고 부채를 줄이는데 집중하다 보니 여신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소극적인 투자에 금융시장도 점차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Q. 한-일 갈등으로 인한 산업별 피해는


ㄱ.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산업은 공작기계다. 한국은 로봇을 통한 공장 자동화 부문에서 세계 1~2위를 다툰다.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공장이 직원들의 고임금을 감당하면서도 한국에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공장자동화가 잘 되어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공장자동화의 핵심 부품인 공작기계들이 대부분 일본산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소모품인 공작기계 수리부속품 등을 일본이 잡고 흔들면 힘들어질 수 있다.


ㄴ. 전기자동차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전기자동차는 결국 배터리사업인데 전기를 만드는 부품소재들의 일본산 의존도는 여전히 크다. 예를 들어 전기자동차의 전기를 만들어주는 분리막 등의 소재는 대부분 일본산이다. 이렇게 따져보면 내연기관에서 비내연기관으로 가고 있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일본이 재를 뿌릴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결국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반도체뿐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 다양하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


ㄱ. 항공산업도 타격이다. 최근 한국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대부분 일본 노선이 주력이었다. 그러나 일본과의 분쟁이 발생하면서 매출은 급감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항공 수익을 보면 상대적으로 국내선보다는 일본 노선이 상당히 컸다. 예를 들어 부산행과 일본행 비행을 비교하면 비행에 드는 기름값은 비슷한데 탑승비용은 큰 차이가 난다. 결국 일본향 노선 감소는 국내 항공사들의 수익 악화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Q.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방안이 있는가


ㄱ. 현 정부의 복지정책에는 동의하지만 재정을 써야 한다면 생산성 향상에 써야 한다. 쉽지는 않지만 R&D 투자 등이 기회가 될 것이다. 그 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의 R&D 투자는 개발도 쉽지 않고 대기업 납품의 기회가 보장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한-일 갈등 때문에 중소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 주변에서 여건을 만들어줘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한다. 슈퍼예산과 같이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일회성이다. 오히려 기술이나 소재를 국산화해 삼성전자 등에 납품하게 되면 수입대체 등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일본의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ㄴ. 한국이 일본이 가진 기술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시대는 끝났다. 다만 그 동안 꾸준히 거래를 해왔던 일본 납품업체와의 관계와 기술 개발에 따른 고정비 부담 때문에 R&D 투자를 하지 않았던 측면이 컸다. 지금은 위기관리 측면에서 일본 거래선을 다 끊을 필요는 없지만 자체적인 기술개발이 일어나야 한다. 이번 기회에 일본산을 대체할 수 있는 시간을 벌고 국산화에 집중해야 한다.


Q. 미-중 무역분쟁도 우리나라 경제에 직격탄이 되고 있나


ㄷ. 사실 향후 한국 경제에 영향을 줄 변수로는 한-일 관계보다 미-중 분쟁이 더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의 분쟁은 조만간 해결될 공산이 크다. 이미 일본의 8월 對한국 수출은 급감했고, 일본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주요국이기도 하다. 중국의 내수 위축은 우리나라 경제와 수출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ㄱ. 맞다. 현재 일본의 GDP성장률은 0.5% 내외로 한-일 분쟁으로 0.1~0.2%포인트라도 낮아지면 백기를 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은 미국과의 분쟁으로 내년에 6% 이하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으로의 수출 비중이 큰 우리나라도 큰 어려움에 놓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Q. 향후 국내 경제 전망은


ㄷ.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인한 교역량 둔화와 중국 내수 위축 등으로 우리가 체감하는 경기 악화는 심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나라 경제 특징은 수출 주도, 개방 경제, 장치산업이다. 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우리나라 전 산업이 어려워진다. 현실적으로 일본처럼 잃어버린 20년의 초입 국면인 것 같다. 우리도 물가가 마이너스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이게 일시적인가 아니면 장기적인가를 놓고 볼 때 이제 시작이라고 판단된다. 한국 기업들의 실적 저하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물량이 10% 가량 감소하면서 마진이 축소되고 이는 내수 부담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슈퍼예산 집행, 금리 인하 등이 빨라질 것으로 본다.


ㄴ. 소비 위축이 반도체 업황 악화와는 연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우리가 지난 2분기 때 하반기 반도체 업황에 대해 좋게 전망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일 합정 이슈 때문에 오히려 반도체는 괜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이 줄면서 재고 부담이 축소되고 가격은 올라갈 것으로 본다.  


ㄱ. 반도체 스팟가격은 올랐는데 고정가격은 많이 오르지 않았다. 좋은 점은 최근에 AMD가 새로운 CPU를 출시했고, 인텔에서 11월에 새로운 CPU가 나올 예정이다. 새로운 CPU가 나오면 신규 D램 등도 동반 출시된다. 이러한 부분은 반도체 업황에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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