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류 만난 항공사, 돌파구가 안보인다
경쟁심화 속 거시환경 불안…적자 노선감축·구조조정 등 체질개선 총력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17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업계가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대형 항공사(FSC)와 저비용 항공사(LCC) 구분할 것 없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해외 여행객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주 수입원인 여객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무역분쟁 여파로 화물운송 매출도 부진하다. 엎친데 덮친겪으로 유가상승 가능성 마저 커져 미래 전망 역시 밝지 않다. 항공사가 난기류를 만나 길을 헤매는 형국이다. 팍스넷뉴스는 항공업계가 처한 현재 상황을 짚어보고 각 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위기극복 방안을 살펴봤다.  


항공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황침체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면서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내기 시작했다. 저비용항공사를 대표하는 제주항공은 줄곧 이어오던 흑자기조가 20분기 만에 깨졌다. 이스타항공은 누적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비상경영체제를 공식 선포했다. 너나할 것 없이 외형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건비, 조업비 등 고정비 부담만 늘어나는 실정이다. 국내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만 보더라도 올해 상반기에 영업비용이 6조원을 넘었다. 


실적부진이 심화되고 있지만 거시환경은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한·일 양국간 냉기류와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여객과 화물매출이 동시에 감소하는 이중고가 지속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하반기 국제선 수요 증가율은 6.2%로 공급증가율(7.8%)을 하회할 전망이다. 최신 기종 전환으로 공급확대에 나섰던 항공사들은 여객수요 침체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올해 2분기에 전년보다 10대 많은 항공기 44대를 바탕으로 운항편수를 2만335편으로 늘렸다. 공급좌석은 3843석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8% 증가했지만 탑승률(L/F)은 85.3%로 전년동기대비 5.5%포인트(p)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신규 저비용항공사 3곳(플라이강원,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이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어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모두 비용절감에 나서는 한편 수익성 위주의 노선재편을 통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특히 한일 관계가 악화되며 일본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일본노선을 대신해 동남아시아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 수익성 강화를 위해 10월27일부터 필리핀 클락 신규 취항하는 한편, 이달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요르단 암만과 이집트 카이로 부정기편을 운항할 계획이다. 화물부문은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라 남미와 동남아노선 등 대체 시장 확보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동남아시아노선이 일본노선의 수익성을 100% 만회할 대안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최근 동남아시아에 모기가 전염시키는 뎅기열이 확산되고 있어 수요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필리핀 정부는 뎅기열을 국가 전염병으로 선포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수요는 보건이슈가 민감한 만큼 하반기 동남아시아노선의 수요 증가율이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업종은 고정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공급축소(노선감축)만으로 단기 이익을 방어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LCC들은 일본을 대신해 최근 수요가 올라오는 동남아시아와 새로 운수권을 확보한 중국 노선을 키운다는 방침이지만 일본 대비 수익성이 낮고 공급이 일시에 몰리면서 경쟁은 심화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화물운송부문도 손보기 시작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0월1일부터 국내선 청주·대구·광주공항의 화물판매와 운송, 터미널 운영 중단에 나선다. 화물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다.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화물 부문 매출은 1조2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여객수요 자체가 둔화되면서 항공사들은 부가서비스와 신성장동력 찾기에 나서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1위 대한항공은 연초 '비전2023'을 발표하며 항공우주산업부문 가운데 무인기 양산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고, 저비용항공사 1위 제주항공은 기존 좌석보다 넓은 프리미엄 좌석인 '뉴 클래스'를 선보이는 한편, 신성장사업으로 호텔사업을 운용에 돌입했다. 


하지만 항공업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암울하다. 경기둔화와 원화약세, 일본여행 회피 등 부정적 대외여건이 여전한 가운데 세계 최대 원유수출국인 사우디아리비아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시설 일부가 무인기 공격으로 가동이 잠정 중단되면서 유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더해졌기 때문이다. 항공사들의 영업비용 가운데 상당부분(약 30%)을 차지하는 유류비의 상승은 적자에 허덕이는 항공사들의 재무상황을 더 악화시킬 요인이다. 


당장 하반기 실적 기대감도 낮아진 상태다. 여름휴가와 추석연휴 등으로 성수기인 3분기 실적부터 부진할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8월 전국공항 수송실적에 따르면 8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실적은 전년 대비 각각 2.5%, 1.3% 감소했다. 화물실적도 대한항공은 8.2%, 아시아나항공은 8.4% 줄었다. 같은 기간 저비용항공사 6곳의 여객수송량 증가율은 2.8%로 2015년 6월 이후 51개월 만에 한자리 수를 기록했다. 화물수송량은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요가 공급보다 더 빠르게 위축되고 있고, 충분한 노선조정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탑승률 하락 등이 우려되는 가운데 특가제공 등 운임 하방압력으로 이어지면서 실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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