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신용도, 모니터링 필요 여전”
한신평, 등급전망 ‘네거티브’ 유지…중국시장·유럽 환경규제 등 과제

현대자동차(현대차)와 기아자동차(기아차)의 신용등급전망 조정을 위해 추세적인 실적 개선과 친환경차로 빠르게 전환하는 산업 패러다임에 대한 적응력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20일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현대기아차의 신용도 유지에 대한 웹케스트를 통해 신용등급전망을 ‘네거티브(부정적)’로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신평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신용등급을 각각 'AAA/부정적', 'AA+/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신평은 지난해 11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김호섭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올해 실적개선을 이뤘지만 환율효과 등에 기인한 부분이 없지 않다”며 “중국시장의 부진 등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부정적 전망을 변경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는 등 추세적으로 펀더멘털이 회복된다면 등급전망 상향을 고려해볼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등급하향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여전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실적개선에 대한 추세적 확인이 필요한 점, 중국시장의 판매부진,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유럽시장에서의 수익성 감소 등이 불안감으로 제시됐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장기적 추세상 수익성 약세가 여전하다”며 “시장수요 둔화와 세단판매 감소,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대응 지연 등에 따른 매출 성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센티브 상승과 연구개발(R&D)비, 품질비용 등 비용부담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차량부분 영업이익률은 2012년 9.8%에서 지난해 2.1%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기아차는 7.5%에서 2.1%로 하락했다. 


중국시장에서의 판매 부진도 지적했다. 현대기아차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슈 등으로 2017년 이후 점유율 하락과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고 있지 않다. 북경현대(현대차 중국법인)는 중국시장 출고량은 2016년 118만1000대에서 지난해 80만2000대로 줄었고, 동풍열달기아(기아차 중국법인)는 65만대에서 37만대로 감소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수요 감소폭이 크고 중국 현지업체와도 상당부분 겹치는 B·C세그먼트 세단 비중이 높아 중국 전략차종의 신차효과를 상쇄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현대기아차의 중국 내 친환경차 판매량도 3000여대에 불과해 여전히 열위에 있다”고 말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는 2014년 이후 중국시장에서의 생산설비 확대에 집중했지만 판매량 부진으로 가동률이 50% 내외로 하락했다”며 “이에 따라 북경현대는 올해 상반기 31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동풍열달기아는 2017년 이후 영업손실를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 중국법인의 합산 지분법손실은 올해 상반기에만 2000억원에 육박한다”며 “2015년까지 합산기준 연간 1조원 규모의 배당수입도 지난해 이후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시장도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꼽혔다. 주요 지표들이 이전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란 평가다. 김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 미국시장 점유율은 7.7%이지만 2014~2016년 평균 8.0%를 밑돈다”며 “같은 기간 판매량도 64만8000대로 이전의 137만2000대를 하회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단 볼륨차종의 판매량 감소와 프리미엄 세단의 높은 진입장벽에 막혀있다”고 설명했다. 


미국법인의 수익성 전망도 저조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기아차의 미국법인 수익성은 2015년 이후 크게 악화된 상태다. 현대차 미국법인(판매법인(HMA), 생산법인(HMMA) 합산 기준)의 경우 2013년 9000억원 수준에서 줄곧 감소한 뒤 2015년 이후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회복되지 않고 있다. 기아차 미국법인(판매법인(KMA), 생산법인(KMMG) 합산 기준)도 2013년 (약 7000억원)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다 2017년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경쟁심화와 주력인 세단 차종의 판매가 감소했고, 엔진 관련 품질비용 등이 발생한 영향이다. 


그는 “올해 상반기 미국법인의 실적은 BEP 수준”이라며 “출고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2% 증가했음에도 수익성 개선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법인의 수익성 개선 속도나 절대이익 규모는 낮은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SUV 경쟁심화로 인센티브가 재차 상승할 가능성이 있고, 원재료비 상승과 품질·마케팅비용의 증가도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산업패러다임이 친환경차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얼만큼 대응해가는지도 지켜볼 부분으로 지적됐다.  



파리기후변화협약 비준 이후 주요 자동차시장은 환경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많은 운송부분의 규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특히 서유럽지역의 CO₂규제수준과 강도가 가장 높다. 2020년부터 차량 1대당 CO₂ 배출량을 95g/km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 규제수준을 미충족할 경우 해당연도의 초과 평균 대당 CO₂ g/km*EU지역 차량 등록 수*95Euro를 적용한 페널티가 부과된다. 


현대차그룹의 서유럽지역 친환경차 판매량은 증가추세다. 2016년 1만5539대에서 지난해 8만7061대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6만641대로 전년 대비 4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서유럽지역에서의 차량 1대당 평균 CO₂ 배출량은 현대차는 123.3g/km, 기아차는 120.0g/km이다. 규제수준을 초과하고 있어 km당 CO₂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김호섭 애널리스트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여러 자동차회사들이 내년에 당장 패널티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라며 “규제수준을 충족하기 위해 무리한 생산과 판매확대시 인센티브 증가와 품질이슈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전체 수익성을 제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친환경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HEV, PHEV)부문은 토요타가 독보적인 판매량을 기록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전기차(BEV)는 테슬라와 BYD 등 순순 전기차 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위치는 중상위권 수준이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량은 4위(15만3488대), 전기차 기준으로는 6위(3만5026대)에 올라있다. 


김 애널리스트는 “폭스바겐(VW)그룹 등 경쟁업체들이 전기차 라인업을 본격 확대하고 있어 현재의 시장지위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현대기아차가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주도하고는 있지만, 판매규모가 올해 상반기 1808대로 아직 작아 성과를 반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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