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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TV, 日 하청에서 세계 '톱 클래스'로
류세나 기자
2019.09.23 14:08:43
④ 최초 전략을 일군 제품 경쟁력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3일 14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삼성전자의 TV 역사는 약 50년 전인 196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삼성전자는 TV 및 라디오 수상기 제조를 목적으로 일본 산요전기와 합작회사인 삼성산요전기를 설립하고, 이듬해 수출용 흑백TV를 처음으로 생산했다. 자체 개발 및 제작 능력이 있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산요의 하청업체에 불과했다. 낮은 브랜드 인지도 때문에 삼성전자 상표를 달지 못했다. 실제 현재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홍보관에 전시돼 있는 삼성의 첫 TV 'P-3202'에도 삼성 마크 대신 산요 상표가 붙여져 있다. 

◆ TV 생산 5년 만에 '이코노 TV'로 1위 금성사 눌러


1975년 출시된 삼성전자의 '이코노 TV'.

시작은 수익성 낮은 하청공장에 불과했지만, 삼성전자가 단기간 내에 '하청'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었던 비결은 '최초' 전략이었다. 


삼성전자는 정부 허가로 내수용 흑백 TV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년만인 1974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먼저 TV생산을 시작한 금성사(현 LG전자)엔 밀린 2위 신세였다. 


반격의 기회는 1975년 생산한 '이코노 TV'로 잡았다. 이코노 TV는 전원을 켜면 예열 없이 화면이 바로 켜지는 '순간수상' 방식의 절전형 제품으로, 국내에선 최초, 세계에서도 3번째로 선보인 기술이다. 이코노 TV는 1978년 국내 시장점유율 40.9%를 차지하며 1위에 올라서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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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들어 디지털 시대로 전환하면서 삼성전자는 경쟁력을 보다 갖춰 나가기 시작했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단 제품들도 연이어 선보였다. 와인잔 모양을 형상화한 '보르도 TV(2006)', 이중 사출기법으로 다양한 소재와 패턴이 적용 가능한 '크리스탈 로즈(2008)', LCD TV의 광원을 LED로 바꾼 'LED TV(2009)', TV의 화면을 휘어 시청 몰입감을 높인 '커브드 UHD TV(2014)', 카드뮴을 쓰지 않은 '친환경 퀀텀닷 TV(2015)', 퀀텀닷 기술에 고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 TV(2018)', 세로로 회전하는 '더 세로(2019)'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LCD(액정표시장치) TV를 중심으로 3D TV, 스마트 TV, SUHD TV, QLED TV 등으로 이어지는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해까지 13년 연속 전세계 TV시장 1위(IHS마킷 집계)를 유지했다.  


◆ 프리미엄 시장 집중…올 반기 가동률 96% 달해


최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초대형 TV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생산라인을 초대형 제품 제조를 위한 형태로 전열을 정비해 온 데 이어 올해부터는 아예 QLED TV 라인업의 절반을 75인치 이상 프리미엄 모델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75인치 이상 TV 시장은 올해 300만대 규모로, 전년대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8K 시장에선 대형 TV의 성장세가 보다 확대, 2021년에는 60인치 이상의 TV가 8K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TV 전략이 대형 프리미엄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 회사의 TV 생산량과 가동률, 점유율 변화 등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삼성전자 TV 관련 주요지표를 살펴보면 2014년 5506만6000대이던 TV 생산량이 지난해 3721만7000대로 32.4% 급감한 모습이다. 2014년 5000만대 수준에서 2015~2016년 4000만대 수준, 2017년부터는 3000만대 규모로 생산량이 확 줄었다. 올해 역시 연간 3000만대 초중반 가량의 제품의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TV 생산라인 가동률을 보면 80% 후반~90% 초반대를 유지중이다. 올 상반기 경우 96%까지 치솟았다. 


이는 표면적으로 TV 생산라인 축소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읽히는 대목이다. 그러나 LCD 등 저가 제품의 생산은 줄이고, 상대적으로 제작기간이 더 긴 프리미엄 및 대형 제품에 집중한 결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실제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은 22.6%(수량기준)에서 29.0%(금액기준)로 확대됐다. 같은 이유로 삼성전자를 포함한 경쟁사들도 몇 년 전부터 TV점유율을 산정할 때, 판매 수량이 아닌 금액을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초대형 시장에 진입하는 가전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2017년 3분기부터 75인치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 50%(금액기준)를 넘어서는 점유율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북미 7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는 올 1분기 58.8%, 2분기 57.6% 등 60%에 가까운 압도적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프리미엄 시장을 중심으로 TV 전략을 수정하면서 중저가인 LCD 제품 생산량 축소로 전체적인 TV 생산량 자체는 줄었다"면서 "하지만 TV 생산라인 규모 자체에 (축소 등의) 변화는 없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10조원 이상의 금액을 연구개발을 위해 쏟아 붓고 있다. 이 중 TV를 포함한 CE(소비자가전)부문에 투입되는 금액이 정확히 얼마인진 확인할 순 없지만 분명한 건 TV시장 왕좌를 향한 삼성전자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올해만 해도 98·82·75·65인치의 8K QLED 제품 1개 시리즈(Q950R)와 82·75·65·55·49형의 4K 제품 4개 시리즈(Q90R·Q80R·Q70R·Q60R) 등 총 18개 모델을 추가로 선보였다. 화면 크기와 스펙 구성을 다양화하고, 인공지능 화질엔진 '퀀텀 프로세서 AI'를 4K 제품에도 확대 적용해 장면별로 최적의 화질과 사운드를 구현하는 기능을 담았다. 삼성전자 QLED의 약점으로 꼽혔던 시야각도 개선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17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판매된 QLED TV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5478km²(약 166만평)로, 여의도 면적의 2배에 달하는 수치"라며 "앞으로도 8K를 포함한 QLED TV 시장을 더욱 확대해 글로벌 TV 시장 1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유지해 나가는 한편 소비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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