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산하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가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이나 화폐로 분류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는 회계항목에서 무형자산으로 분류되고, 과세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석위원회의 이번 결정에 따라 암호화폐가 무형자산으로 분류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석위원회의 결정에 따르면 통상적인 영업 과정에서 판매를 위해 보유하거나 중개기업으로서 매매하는 경우는 재고자산으로 보고 그 외에는 모두 무형자산에 해당한다.
새로운 회계기준이 적용된다면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곳은 IFRS 적용 의무 대상인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다. 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등이 해당된다. 이들은 앞으로 암호화폐를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회계 처리해야 한다. 지금까지 거래소들은 자체적으로 암호화폐를 당좌자산으로 분류하고 거래수수료 부분만 용역의 대가로 부가가치세를 신고납부했다. 보유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과세하지 않았다.
암호화폐가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분류되면 암호화폐에 대한 과세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국세청은 유권해석을 통해 ‘비트코인이 화폐로 통용되는 경우 부가가치세 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재산적 가치가 있는 재화로서 거래되는 경우에는 부과 대상에 해당된다’고 답변한 바 있다. 새롭게 마련된 회계기준에 따르면 암호화폐는 무형자산, 즉 재화에 해당하므로 앞으로 암호화폐가 과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 있다.
한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국내 회계처리도 IFRS의 기준을 따르겠지만, 각 나라의 세법에 맞게 암호화폐 과세가 적용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약 암호화폐 거래소 법인이 해외에 있다고 해도 새로운 회계기준안을 적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IASB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130여개국이 사용하는 회계기준인 IFRS를 제정하는 기구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IASB의 결정을 따를 것으로 보고있다.
한 회계전문가는 "IFRS해석위원회의 결정은 한국을 포함해 IFRS를 채택하는 국가라면 사실상 거의 따라야 하는 수준의 해석이기 때문에 유럽도 조만간 따라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거래소뿐만 아니라 ICO를 한 기업이나 지갑서비스업체 등 암호화폐 취급업소도 거래소와 마찬가지로 보유중인 암호화폐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더라도 거래소와 달리 재평가모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한 회계전문가는 “이번 결정으로 사실 상 암호화폐는 무형자산으로만 인정될 여지가 높다고 보지만, 거래소 외에 코인 관련 다른 서비스를 하는 업체들의 과세 문제는 회계법인이 세부 항목별로 좀더 고민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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