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류세나 기자] 중국발 LCD 저가 공세로 위기에 빠진 국내 패널기업들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수조원대 투자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디스플레이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LCD 생산라인은 축소하고, OLED에 설비 확충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크게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방향을 재편중이다.
◆ 삼성, 내달 대규모 투자안 발표 전망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달 충남 아산 탕정 LCD라인을 스스로 발광하는 퀀텀닷(QD)-OLED로 전환하는 투자계획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투자액수는 업계 최대 규모인 1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목하고 있는 퀀텀닷 OLED는 삼성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QLED TV 등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술로 꼽힌다.
퀀텀닷은 입자 크기에 따라 빛과 전기 에너지를 공급받을 때 각기 다른 색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이용하면 색표현력이 우수하고 수명이 긴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이번 투자가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에서 퀀텀닷 필름을 추가한 QLED에서 진정한 자체발광 QLED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의 경우 아직까지 국내기업들의 기술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3년 내에 판세가 뒤짚힐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관측이 높다. 이런 이유로 업계사이에선 삼성이 OLED를 앞세운 다음세대 기술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해왔고, 실제 삼성 역시 내부적으로 '퀀텀닷 OLED' 투자 계획을 검토해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달 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라고 직접적으로 주문, 사업 전환에 속도가 붙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 LG, 조직 군살 빼고 'OLED' 생산 확대 집중
LG디스플레이 역시 OLED 고도화를 위해 칼을 갈고 있다.
지난 달 중국 광저우에 5조원을 투입해 설립한 대형 OLED 패널 신규 공장을 가동하고, 10.5세대 파주 OLED 공장 건립에 3조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등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기업 경영적으로는 최근 수장을 교체하고, LCD 생산라인에 대한 고강도 조직개편을 진행중이다. 사업구조를 기존 LCD에서 OLED로 재편하고 동시에 경영 효율화도 꾀하기 위해선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수요가 늘고 있는 대형 OLED 패널에 대한 공급량을 맞추기 위해 연간 1000만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월 6만장 가량 생산 가능한 광저우 공장 물량을 2021년 9만장으로 끌어 올리고, 여기에 현재 가동중인 기존 파주공장 생산물량(월 3만장), 2022년 가동 예정인 파주 10.5세대 공장의 물량(월 4만5000장)을 더해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과감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배경을 LCD 수익성 악화에서 찾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상반기 6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LG디스플레이 또한 5711억원 순손실을 내며 두 회사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과 마찬가지로 적자를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올 연말까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의 OLED 투자를 확대하면서 연말까지 LCD 생산라인 일부가 가동 중단되게 될 것"이라며 "또 LCD 생산라인 조정되면 수급량이 조절되고, 자연스레 LCD 업황도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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