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2015년부터 2018년 초중반까지 에틸렌 호황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14년 1톤당 1418달러였던 에틸렌 가격은 2015년 1098달러, 2016년 1093달러, 2017년 1196달러로 계속 올랐다. 2018년 역시 1250달러까지 상승한 적도 있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도 좋았다. LG화학 기초소재사업부(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014년 1조1117억원에서 2015년 50% 증가한 1조6769억원을 기록했다. 그 뒤로 연평균 30%에 가까운 성장을 지속하면서 2017년 2조8081억원으로 3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창출했다.

2018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는 듯 했지만, 지난해 3분기 에틸렌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LG화학의 실적은 주춤했다. 1톤당 1300달러대까지 올랐던 에틸렌 가격은 2018년 11월 10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6~7월에는 7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이는 북미 시장 중심의 공급량 증가 때문이었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은 납사를 원재료로 하는 납사분해시설(NCC) 외에도 에탄가스를 원료로 하는 에탄분해시설(ECC)을 통해 얻을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풍부한 천연가스를 확보하게 된 북미는 ECC를 중심으로 에틸렌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수요는 부진한데 에틸렌의 공급량이 늘면서 판매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다른 제품인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 폴리에틸렌(PE) 가격 하락도 눈에 띄었다. ABS는 2017년 1분기 1톤당 1898달러에서 올해 2분기 1485원으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고밀도폴리에틸렌(HDPE)은 1톤당 1165달러에서 961달러로 10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은 1285달러에서 1011달러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2018년 석유화학 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대비 24% 감소한 2조1311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전체 영업이익(개별)은 2017년보다 14.8% 감소한 1조953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가 더 문제다. 에틸렌을 비롯해 다른 제품 스프레드까지 악화하면서 LG화학의 상반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감소한 777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지 부문 적자까지 더해지면서 2019년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 하락한 4862억원을 기록했다.

회복은 가능할까. LG화학이 주력 사업의 이 같은 실적 하락세를 만회하려면 다른 사업부에서 의미있는 실적을 내거나, 업황이 개선돼야 한다. 다른 사업부로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을 만회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먹거리로 밀고 있는 전지부문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큰 규모의 적자를 시현했다. 지난해 290억원의 흑자를 냈던 전지부문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 2759억원의 적자를 냈다.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로 인한 충당금 설정, 신규 생산라인 초기 수율 안정화 지연 등으로 예상치 못 한 비용들이 발생했다.

업황 역시 앞으로도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로 에틸렌 다운스트림 제품(PE 등)과 ABS 등 스티렌모노머(SM) 다운스트림 제품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는 ECC 증설로 에틸렌 등 일부제품의 가격만 영향을 받았는데 앞으로는 중국의 NCC 증설에 따라 전 제품가격이 부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