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왜 대림코퍼에 투자했을까
④장부가의 25% 싼 가격에 매수…15년간 이어진 '안정적 배당 매력' 주목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8일 13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GI가 검토기간이 채 한 달도 되지 않은 대림그룹의 지주사에 1200억원을 베팅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림코퍼레이션은 비상장기업이다. 투자금회수(엑시트)가 녹록치 않은 기업에 대한 다소 성급한 투자 결정이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KCGI의 셈법은 달랐다. 대림코퍼레이션의 펀더멘탈이 우수하고 현재 책정된 기업가치가 낮다는 점에 주목했다. 비상장사지만 대림코퍼레이션이 안정적으로 매년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림코퍼 인수가, 장부가의 1/4 수준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에 투자한 과정은 이전 한진그룹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딜은 추석 직전에서야 입찰 참여를 제안 받을 정도로 촉박한 결정이었다. 자금조달도 여의치 않다보니 일단 KCGI가 보유한 기존 펀드를 활용하고 추후 신규 펀드를 조성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는 KCGI의 이번 투자가 대림그룹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수익성 창출을 검토하는 선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KCGI가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투자를 결정한 것은 우선 대림코퍼레이션의 매각가치가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한 회사의 주가가 높은지, 낮은지를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있다. 회사의 발행주식을 순자산(자산총계-부채총계)으로 나눠 주당순자산가치를 산출한 뒤 이를 다시 주가로 나눠 계산한다. 


PBR이 1이라면 특정 시점의 주가와 기업의 1주당 순자산이 같은 경우다. 이 수치가 낮을수록 기업의 자산가치가 시장에서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즉 PBR이 1 미만이면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의 순자산(장부가)은 1조4525억원으로 이를 발행주식 수(1052만주)로 나눌 경우 한 주당 순자산가치는 13만7971원이 된다. 이번에 KCGI가 대림코퍼레이션 주식(343만주)을 약 1200억원에 인수한 것을 감안하면 주당 매각가치는 3만4910원으로 평가됐다. 따라서 매각단가를 주당 순자산가치로 나눈 PBR은 0.25라는 계산이 나온다. 적정 가치(장부가)의 1/4 수준으로 저렴하게 인수했다는 얘기다.


KCGI 관계자는 “대림코퍼레이션이 향후에도 꾸준히 이익을 내 자기자본이 지속적으로 쌓이게 된다면 이번 거래의 기준이 된 PBR도 덩달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딜에서 산정된 대림코퍼레이션의 매각가는 비상장 지주사라는 할인요소(디스카운트)로 매우 낮게 계산됐다”고 덧붙였다. 


◆KCGI “엑시트 방안 5~6가지 고려”


대림코퍼레이션이 꾸준히 배당을 실시한 점도 이번 투자의 리스크를 줄여주는 요인 중 하나다.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단 한 차례도 배당을 거르지 않았다. 15년간 배당총액이 1776억원이며 배당성향은 22.5%에 달한다.



2014회계년도 1145억원의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발생했을 때에도 128억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2015년에는 당기순이익(38억원)의 5배에 가까운 184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480%를 기록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배당금액은 매년 184억원으로 동일했다. 지난해에는 149억원을 배당해 2005년 이후 13년 만에 배당성향이 10% 미만으로 떨어졌다.


대림코퍼레이션이 이처럼 매년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그룹의 총수인 이해욱 회장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분 52.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난해에만 배당으로 78억원을 받았다. 대림코퍼레이션에서 발생한 배당금이 이 회장의 공식적인 자금줄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대림코퍼레이션이 배당을 크게 늘렸던 2014~2017년은 최대주주가 이준용 명예회장에서 이 회장으로 바뀐 시기와 일치한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대림코퍼레이션이 배당을 아예 실시하지 않거나 크게 줄일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CGI도 대림코퍼레이션의 엑시트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KCGI 관계자는 “대림코퍼레이션은 펀더멘탈이 튼튼한데다가 경영진의 경영 능력도 우수한 수준”이라며 “엑시트 방안으로 5~6가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대림코퍼레이션 측도 만나보지 못한 상황에서 엑시트를 예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최악의 경우 증권사를 통해 셀다운하거나 비상장 거래 사이트를 통해서도 매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꾸준한 배당을 감안한다면 이번 투자에서 최소 시장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고, 이런 장점 덕분에 증권사를 통한 셀다운 가능성도 크다고 KCGI측이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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