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투의 성공 비결..헤지펀드 머스트 '단짝' 효과
⑤1호 기사회생후 공모규모 '최소화'로 전략 수정…발기인 수혜 '톡톡'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5일 1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분별한 우회상장 방지를 위해 도입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제도가 도입된 지 만 10년이 흘렀다. 성공과 부진이 이어지며 부침을 겪었던 스팩 제도가 최근 정부의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도입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통로라는 공통점 등 제도 사이에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스팩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증권사별 성과와 경쟁력을 점검하고 나아가 스팩의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팍스넷뉴스 이승용 기자] 하나금융투자가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분야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는 합병 성공률을 기록한 배경은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과거 시행착오 이후 공모 규모를 최소화한 나름의 전략이 성공률을 높이는 데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옛 머스트투자자문)과 공고한 파트너십도 합병 성공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불안한 출발…성공적 라스트 피치


하나금융투자는 2010년 11월 200억원 규모의 첫 번째 스팩인 ‘하나그린기업인수목적회사(이하 하나그린스팩)’을 선보이며 스팩 시장에 당당히 뛰어들었다. 하지만 시작은 험난했다. 하나그린스팩은 당초 2010년 8월 상장이 추진됐지만 공모시장의 냉대 속에 상장 시기를 한차례 연기했다. 우여곡절끝에 3개월 뒤인 11월 상장에 나설 당시만 해도 하나그린스팩의 전망은 밝지 않았다. 


하지만 하나그린스팩은 공모 청약에서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며 공모 경쟁률만 535대 1을 기록하는 등 반전을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공모 시장내 높아진 유동성이 몰리며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하나그린스팩은 상장이후 1년도 안돼 2011년 9월 산업용 코팅장비 제조업체인 피엔티와 합병을 결정하며 성공적 출발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합병을 앞두고 열린 주주총회에서 1~2대 주주인 유진자산운용과 신안상호저축은행이 주가 부진을 이유로 합병에 찬성하지 않으며 최종 불발됐다. 


피엔티는 스팩 합병 무산이후 직상장에 나섰고 공모청약에서 1116.89대 1에 달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반면 하나그린스팩은 오랜기간 합병 대상기업을 찾는데 난항을 겪으며 한동안 여파를 벗어나지 못했다. 


피엔티 이후 합병 대상 기업을 발굴하지 못했던 하나그린스팩은 2014년 6월까지 합병기업을 찾지 못할 경우 그해 11월 상장폐지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스팩은 규정상 존립만기(3년)를 앞두고 2년6개월이전까지 합병기업을 찾아 거래소에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그린스팩은 관리종목 지정(스팩 상장이후 2년7개월이후)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합병 승인 신청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장폐지 벼랑 끝에 몰렸던 하나그린스팩은 극적으로 2013년 5월말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를 합병 대상 기업으로 선정하며 고비를 넘겼다. 이후 과정은 순탄했다. 이미 한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하나금융투자는 무리없는 합병 절차를 이어갔고 선데이토즈는 2013년 10월 합병 상장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상장이후 선데이토즈의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고 하나그린스펙에 투자했던 투자자들도 최대 10배가 넘는 투자 이익을 거뒀다. 앞서 피엔티 합병 실패로 불거졌던 스팩 무용론도 사라지며 오히려 스팩 열풍까지 되살아났다.  


◆공모 규모 최소화·머스트와 협업 효과 


하나그린스팩의 성공이후 하나금융투자는 스팩 전략을 대폭 수정했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스팩의 공모 규모를 기존 200억원 규모에서 50억~100억원 내외로 줄였다. 


공모 금액이 크면 피합병회사 최대주주의 지분 희석률이 커져서 비상장사들이 합병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피엔티의 합병 과정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공모 규모가 줄어들 경우 당장 증권사가 벌어들일 수 있는 수수료 수입이 줄어들지만 합병 성공을 통한 스팩 시장내 트랙 레코드를 쌓는 것이 장기적으로 이득이라는 판단이 공모 규모 최소화로 이어졌다.  


스팩 발기인으로 머스트투자자문과 손을 잡은 것도 주효했다. 머스트투자자문은 2011년부터 여러 증권사들의 스팩 주식을 공모가 이하로 대량 매입하며 화제를 모은 투자자문사였다. 장중 공모가 이하로 스팩 주식을 매입할 경우 이후 청산이나 합병 반대 매수청구권을 통해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머스트투자자문의 투자 기법은 스팩 시장내 새로운 성공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하나금융투자는 머스트투자자문 김두용 대표를 발기인으로 끌어들이며  2014년 6월 ‘하나머스트스팩’을 상장시켰다. 공모규모는 이전보다 크게 축소된 50억원으로 낮췄다. 


하나머스트스팩은 이후 1년 동안 5호까지 상장되며 이후 하나금융투자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했다. 전체 지분의 95% 가량을 차지한 하나머스트스팩의 발기인에는 김두용 대표를 비롯해 김 대표의 부인이자 머스트투자자문 구은미 공동대표, 머스트투자자문 주요 주주인 북산 박민우 대표 등이 번갈아 참여했다. 머스트투자자문의 스팩 발기인 참여는 공모가의 절반으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해 합병기업 물색과 협상 추진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하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상장된 5개의 하나머스트스팩중 합병에 실패한 사례는 하나머스트3호스팩 단 한건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하나머스트3호스팩도 2015년 판도라TV와 합병 추진 과정에서 판도라TV의 회계처리 의혹이 제기된 탓에 불발됐을 뿐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5년 KTB자산운용, 코오롱인베스트먼트, 지앤텍벤처투자를 발기인으로 한 ‘하나금융7호스팩’을 시작으로 독자적인 5개의 하나금융스팩을 상장시키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물론 머스트와 협업을 완전하게 정리한 것은 아니었다. 하나금융투자는 2018년 11월30일 머스트자산운용과 다시 손잡고 하나머스트제6호스팩을 상장했다. 공모규모 75억원의 하나머스트제6호스팩은 머스트자산운용의 모회사인 머스트홀딩스가 지분 95.24%를 가진 발기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머스트측과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운용능력이 뛰어나고 운용사 역할을 잘 하고 있는만큼 관계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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