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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가는 실적 부담 ‘진퇴양난’
유범종 기자
2019.10.15 14:21:12
①영업이익 2년새 반토막…높은 그룹 의존도 발목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6시 5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산업이 대내외 악재로 사면초가에 놓였다. 주요 전방산업은 동반 침체에 빠져있고, 해외 각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수출환경도 녹록지 않다. 여기에 철강 원부자재 가격 급등과 환경 오염 이슈는 국내 철강기업의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멀어지는 형국이다. 팍스넷뉴스는 철강업계가 처한 현재 상황을 짚어보고 주요 업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위기극복 방안을 살펴봤다.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포스코와 함께 국내 철강업계를 대표해온 현대제철이 깊은 수렁에 빠졌다. 그 동안 안정적인 실적 창출의 밑바탕이었던 그룹 수직계열화 구축은 이제 현대제철의 발목을 잡는 원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환경오염 이슈에 따른 불가피한 대규모 투자까지 겹치면서 재무부담도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의 최근 2년간 경영실적은 뚜렷한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7년 개별기준 1조2333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9334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3872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순이익도 올 상반기 기준 1390억원에 그치고 있다. 이 추세라면 연간 순이익은 채 30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연간 순이익이 7261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2년 만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까지 내려앉은 것이다.


실적 감소가 지속되면서 현대제철의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크게 위축됐다. 실제 현대제철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2016년 2조8023억원에서 2018년 1조3877억원으로 감소한 뒤 올 상반기에는 1516억원 수준까지 나빠졌다. 단기간 내 실적 개선이 되지 않는 한 이러한 흐름이 달라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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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현대제철의 실적 부진은 연초부터 지속된 철광석 등 원료가격 급등 부담을 제품가격에 온전히 전가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 철강 내수시장은 주요 전방산업인 건설, 자동차, 조선 등이 동반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수요 측면에서의 부진은 국내 철강업체들의 가격교섭력 약화로 직결됐다. 올 상반기 자동차, 조선업계 등과의 철강가격 협상에서 원가인상분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며 고스란히 부담을 떠안았다.


특히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높은 그룹 의존도가 오히려 독이 됐다. 최근 1~2년 사이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발(發) 실적 추락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고, 자사 이익 하락을 명분 삼아 2017년 하반기부터 단 한번도 자동차강판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현대제철의 자동차향 철강재 생산량은 연간 500만톤을 웃돌고 있는데 이 가운데 약 90%를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고 있다. 결국 현대기아자동차의 실적 추락은 의존도가 높았던 현대제철에 고스란히 직격탄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의 재무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현대제철의 총차입금은 10조4470억원으로 2018년 말 대비 4926억원이 불어난 상태다. 동기간 실적 부진으로 현금 유입보다 지출이 커지면서 순차입금도 4575억원이 늘었다. 현대제철은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올 들어서만 두 차례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제철의 회사채규모는 4조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 이슈는 현대제철의 또 다른 재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대기오염물질 배출 혐의로 수난을 겪으면서 대규모 환경 투자를 통해 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 셈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설비개선 투자에 1조원 이상을 쏟아 붓고 있는데 환경 개선 투자에만 절반 이상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 소결공장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내년까지 총 3723억원을 투입해 1,2,3소결공장 청정설비 건설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 오는 2021년까지 3년간 총 3000억원을 추가로 집중 투자해 비산먼지 억제 시설과 탈질설비 구축 등 각 라인의 작업환경 개선과 배출물질 저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업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현대제철의 재무부담 해소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제조산업 경기가 비관적이다. 조선, 건설, 자동차 등 철강 주력산업의 동시 불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가격 전가가 쉽지 않다. 여기에 환경부문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로 인해 비용적인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향후 전세계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와 봉형강부문의 고부가 철강재 개발 등을 바탕으로 점진적인 손익 개선 노력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2017년 37만톤 판매에 그쳤던 그룹 외부 자동차강판을 올해 80만톤까지 늘리고, 2021년에는 연 120만톤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그룹 의존도를 낮추고 수익성을 증대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자동차와의 특수한 관계에 있는 현대제철이 타 완성차업체에 공격적으로 물량을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현대제철이 향후 그룹 외부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어떠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이익 개선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전기로 봉형강 시장 확대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올 상반기 봉형강 시장점유율은 34.2%로 2017년과 비교할 때 1.5%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봉형강 제조업체 가운데 굳건한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7년 12월 내진 강재 브랜드 'H-CORE'를 공식 출시했다. 현대제철은 H-CORE를 통해 건설강재 특화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내진강재의 경우 건축 설계단계부터 내진용 강재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베트남 등 해외 현지 프로모션을 통한 해외시장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현대제철은 그룹 수직계열화 완성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으나 현재는 이 부분이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제철이 다시 반등하기 위해서는 그룹 의존도를 얼마나 낮추고 수익 다각화 구조를 만들어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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