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3-1B상 성공 발표에 쏟아지는 '의혹'
일부 제약업계 "관찰연구에 과도한 의미부여…시장에 혼란" 주장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6일 10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이슈 톡톡’은 자본시장과 산업계 전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를 짚어봅니다. 애널리스트, 주요 연구소 연구원, 그룹 임직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만나 딜(Deal),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등 다양한 이벤트의 뒷면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이슈 톡톡’의 이번 주제는 헬릭스미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신약 후보물질인 VM202-DPN(물질명 엔젠시스)에 대한 이슈다. 헬릭스미스는 3상 임상시험(500명) 결과, 위약과 혼용 가능성을 발견해 결과 도출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름 후인 지난 7일 3-1B상(101명)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했다. 이 임상은 앞선 3상에서 추적관찰 기간(270일)이 지나지 않은 피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장(롤오버) 시험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헬릭스미스가 실패한 3상 임상을 두고 롤오버 시험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등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팍스넷뉴스는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사업·연구 부문을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의혹제기와 이에 대한 헬릭스미스의 해명을 들어봤다.


Q. 추적관찰 3개월 연구는 당초 '3-1B상'이라는 명칭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ㄱ: 헬릭스미스는 올해 초 추적관찰 기간을 3개월 연장한다고 밝혔을 뿐이다. 지난 7월 신한금융투자에서 진행한 IR에서도 3-1B상이 있다는 언급이 없었다. 3-1B상은 올해 1월 승인받은 것으로 지난달 3-1상 발표 당시에도 3-1B상 결과를 앞두고 있단 언급이 없었다. 3-1상 결과로 인해 주가가 폭락하고 대표는 장남에게 주식 증여를 취소하는 와중에 3-1B상이 튀어나와 갑자기 성공했다고 한다.


ㄴ: 3-1B상은 시작이 올해 1월, 완료가 올해 8월인데 미국 임상시험정보사이트인 크리니컬트라이얼에 8월에야 등록했다. 이 사이트 등록이 의무는 아니지만 이제 와서 보면 의도를 가지고 숨긴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3-1B상은 무작위 연구도 아니고 중재연구도 아닌 관찰연구다. 3상의 기준은 1, 2상보다 많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지 여부다. 3-1B상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ㄷ: 당초 3상을 전기(3-1)와 후기(3-2, 반복투여 효과)로 나누겠다는 것은 계획에 있었지만, 전기 임상을 또 나누겠다는 설명은 없었다. 그럼에도 3개월 연장 관찰연구를 갑자기 '3-1B상'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3상 성공'이라는 보도들이 나왔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3-1B상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권고로 시작했다. 아직 만성질환에 쓰이는 유전자치료제에 대한 데이터가 쌓여있지 않은 만큼 12개월 안전성 데이터를 봐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이를 3-1상에 이어갈 것인지 따로 할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다 따로 독립적으로 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연구는 외부에 extension(연장) 스터디라고 알렸다. (공개하지 않은) 내부 자료에선 3-1B상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Q. 3-2상의 프로토콜이 당초 계획과 바뀌었다. 결국 3-1상을 다시 하는 것이 아닌가.


ㄱ: 3-2는 반복투여가 주요 평가지표라는 점에서 3-1과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3-1의 실패로 인해 3-2에서 데이터를 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ㄴ: 중요한 것은 3상은 실패했고 결국 임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시 해야 하는 임상시험을 '후속임상'이라고 부르면서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3-1상은 약물을 두 번, 3-2상은 세 번 투여하기로 했지만 이는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논의중에 있었던 부분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당초 3-1상은 (기존약물이 듣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건부 BLA로 하고 3-2상을 통해선 모든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가 쓸 수 있도록 범용성을 넓히려고 했다. 다만 FDA는 두 개의 독립적인 스터디가 성공해야 BLA가 가능하다고 요구했다. 그럼에도 회사는 기존 약물은 부작용이나 오남용 문제가 있으니 3-1상만으로 품목허가에 도전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보고는 있었다. 하지만 3-1상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3-2상이 나와야 BLA가 가능한 상황이 온 것이다. 이제 3-1상의 일부, 3-1B상, 3-2상까지 3개의 임상 데이터를 모두 BLA에 활용할 것이다. 덧붙여 3-2상은 원래부터 헬릭스미스 임상계획에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후속임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Q. 3-1상에서 3-1B상으로 롤오버한 환자들의 기준은.


ㄴ: 3-1상에서 추적관찰 기간 9개월이 끝나지 않은 피험자들을 3-1B로 구분해 임상을 쪼갰다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 3-1B상이 큰 의미를 가지기 어렵다. 3-1상에서 효과가 좋지 않은 데이터는 걸러지고 효과가 좋은 데이터가 3-1B 몰렸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효과가 잘 나타난 환자들은 본인의 선택으로 관찰기간을 더 가져가는 경우도 흔한데, 추적관찰 기간이 끝나지 않은 환자들이 3-1B상으로 갔다면 이런 환자들을 포함하고 있을 것이다.


ㄷ: 3-1B상은 3-1상 참여기관인 25개 병원 중 체계적으로 임상을 수행한, 데이터 품질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하는 12개 병원을 골라냈다고 했는데, 그럼 나머지 병원은 이미 데이터 품질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시장에 알렸어야 하는 부분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12개 병원은 임상시험관리기준(GCP)을 잘 준수한 곳들이다. 예를 들면 애드빌(성분명 이부프로펜)이 이 임상에서 금기약물인데 복용 후 워시아웃(희석)을 위한 최소 기간을 정확히 준수하지 않은 경우 등도 여기 해당할 수 있다. GCP를 잘 준수하지 못한 부분이 보고가 필요한 중대한 사안에 해당하는 부분들이었다면 알렸겠지만, 그렇지는 않았다. 좋은 데이터를 선별했다는 의혹도 피험자별이 아닌 병원별로 구분했기 때문에 말이 되지 않는다.


Q. 3-1B상은 위약군 대비 효과가 2상보다 적게 나왔다.


ㄱ: 3-1B상 피험자는 2상 임상시험과 같은 100여명 규모로, 델타값(약물군과 위약군의 통증감소 효과 차이)은 3개월차 0.4(2상 1.5), 6개월차 1.1(2상 1.19), 9개월차 0.9(2상 1.03), 12개월차 0.9다. 2상보다도 위약군 대비 통증감소 효과가 좋지 않게 나온 것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전체 피험자 수가 아닌 약물군 수는 3-1B상과 2상이 다르다. 2상은 고용량군(40여명)과 저용량군(40여명)을 나눠 진행했다. 그런데 저용량군이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나 저용량군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했던 부분이다. 이후 3상은 효능이 더 좋게 나온 저용량군으로만 시험했다. 100여명이라는 피험자수에 대해선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는 것에 분명 의미가 있다. 약물이 효능이 있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피험자 수가 많을수록 통계적 유의성은 입증하기가 쉽다. 기존약물인 리리카(프리가발린)도 소규모 임상을 5개 진행했다.


Q. 기존약물 복용환자 군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ㄴ: 3-1B상은 기존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미복용 환자군에서만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했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의 대부분이 리리카, 뉴론틴(성분명 가바펜틴)을 복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성에 의문부호가 달릴 수 있다.


ㄷ: 김선영 대표는 간담회에서 리리카, 뉴론틴 미복용 피험자는 단순히 복용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부작용이 심하거나 효과를 보지 못한 피험자, 즉 기존약물에 실패한 환자라고 밝혔다. 이는 엄밀히 말하면 '미복용 환자'와는 다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 엔젠시스는 당초 기존 약물이 더이상 듣지 않거나 부작용이 심해 복용할 수 없는 환자를 타깃으로 삼았다. 이러한 환자들은 미국에만 130만명이기 때문에 시장성은 충분하다. 더군다나 기존 약물은 하루 수차례 복용해야 하는 용법이기 때문에 엔젠시스가 투약 후 장기간 통증감소 효과를 입증한다면 기존약물 복용 환자들도 넘어올 여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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