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강화' 삼성증권, 스팩 합병에서도 첫성공 거둘까
⑨1호 실패 이후 6년간 스팩 외면...IB강화 기조속 머스트투자와 손잡아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2일 08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무분별한 우회상장 방지를 위해 도입한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제도가 도입된 지 만 10년이 흘렀다. 성공과 부진이 이어지며 부침을 겪었던 스팩 제도가 최근 정부의 기업성장투자기구(BDC) 도입으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비상장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통로라는 공통점 등 제도 사이에 유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스팩의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증권사별 성과와 경쟁력을 점검하고 나아가 스팩의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 



2010년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 SPAC) 1기 시장 진출이후 수모를 겪어온 삼성증권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010년이후 6년간 스팩 시장에 무관심했던 삼성증권이 지난해부터 ‘투자금융(IB) 강화’라는 경영전략 변화에 맞춰 스팩을 선보이며 눈을 돌렸기 때문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증권이 상장시킨 스팩은 ‘히든챔피언스팩1호’, ‘삼성스팩2호’, ‘삼성머스트스팩3호’ 등 3개에 불과하다. 히든챔피언스팩은 2010년 6월11일 상장했지만 합병기업을 찾지 못하며 2013년 1월18일 상장폐지됐다. 이후 스팩 시장을 외면해왔던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과 12월 '삼성스팩2호'와 '삼성머스트스팩3호'를 잇따라 내놓으며 합병 대상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삼성증권의 스팩관련 레코드는 증권사 규모와 역사는 물론 경쟁 증권사와 비교할 때 상당히 이례적이다. 초대형증권사중 유일하게 스팩 합병 성과가 없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증권과 스팩간 인연이 깊지 않았던 이유는 2010년 상장한 1호 스팩 ‘히든챔피언스팩’이 실패한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증권은 2010년 스팩제도가 도입되자 메리츠종금증권과 손잡고 히든챔피언스팩1호 상장을 준비했다. 공모규모만 300억원으로 당시 스팩 가운데 규모가 최상위권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좋지 않았다. 히든챔피언스팩1호는 2010년 6월 11일 상장 공모과정에서 일반배정물량 130억원 가운데 87억원어치만 청약되며 경쟁률 0.67대1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사상 초유의 스팩 공모미달 사태 속에 삼성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실권주 393만7495주를 각각 8대2의 비율로 인수해야 했다. 이로 인해 삼성증권은 스팩1호 주식 314만9996주(19.57%)를 62억9999만원에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우여곡절끝에 상장에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에 발목이 잡혔다. 금산법상 금융회사는 비금융회사의 의결권 주식을 20% 이상 소유하거나, 5% 이상 소유하면서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경우 금융위의 사후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삼성증권은 문제가 불거지자 상장전 지분일부를 장외에서 헐값에 매도했고 삼성증권 대신 동부자산운용이 히든챔피언스팩1호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히든챔피언스팩1호의 흑역사는 합병 과정에서도 이어졌다. 삼성증권은 2012년 7월 스팩1호와 환경에너지 전문기업 엔바이오컨스간 합병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팩 주주들이 합병비율에 만족하지 못하며 갈등을 빚었다. 결국 합병비율이 기존 1대22.7에서 1대 16.7로 조정하는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다. 하지만 합병안건 통과를 위한 주주총회가 열리기 직전 지분 17.02%를 보유하고 있던 최대주주 동부자산운용 갑자기 합병 반대의견을 제기하며 난항을 맞았다. 기업합병은 특별결의에 해당돼 주주총회 출석주주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정족수가 부족했던 것이다. 결국 히든챔피언스팩1호는 합병에 실패했고 상장폐지됐다.


각종 고생을 겪은 삼성증권은 이후 스팩에 철저히 무관심했다. 대신 자산관리(WM)분야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진 교체 이후 기업금융(IB)분야에 대한 전사적 강화 전략이 등장하자 다시금 스팩 시장에 모습을 보였다. 2013년 1월 1호 스팩이 상장 폐지된지 6년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9월과 12월 각각 삼성스팩2호, 삼성머스트스팩3호을 상장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마저 쉽지는 않았다. 삼성증권은 당초 지난해 2월 KTB네트워크를 발기인으로 하는 ‘삼성스팩2호’를 설립한 후 상장을 추진했지만 예비심사를 앞두고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사태가 벌어지며 상장 신청을 철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증권이 삼성머스트스팩3호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머스트투자자산운용과 손잡고 성공 사례를 써온 하나금융투자의 스팩상장 성공사례를 롤모델로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삼성머스트스팩3호 역시 하나금융투자 출신 스팩 담당자의 삼성증권 이직이후 등장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머스트스팩3호은 상장 당시 기관 수요예측에서 7.95대 1, 공모에서 6.23대 1의 경쟁률을 연이어 기록하며 이례적으로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스팩 시장에 복귀는 향후 수익성 확대에 대한 내부적 전망에 따른 것”이라며 “머스트투자자산운용과의 협력은 하나금융투자의 성공과는 관련없이 단순 스팩 상장과 합병의 전문성에 대한 높은 평가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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