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이익률 21%…빛과 그늘
⑨이해욱 체제 수익성 극대화에 방점…해외플랜트는 소극적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4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3월 대림산업 정기주주총회에서 이해욱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를 놓고 표 대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 회장의 경영 성적표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상대적으로 젊은 30대 후반의 나이에 대림그룹 경영권을 장악한 이후 지속적으로 자신의 경영색깔을 드러내왔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수익성 강화에 주력하되, 해외플랜트보다는 주택에 집중한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볼 정도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적지 않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상반된 평가도 나오고 있다.


◆30대 후반에 대림그룹 대권 거머쥐어


대림그룹은 이재준 회장이 창업한 이후 이제까지 별다른 경영권 분쟁 없이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 이재준 선대 회장에서 이준용 명예 회장, 그리고 이해욱 회장에 이르기까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전혀 없었다. 그 흔한 계열 분리도 전무했다. 이는 철저한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장자를 제외한 형제들은 회사의 지분도 거의 나눠주질 않았다.


이준용 명예회장 슬하에도 3남2녀가 있었지만 이해욱 회장에 맞설만한 대항마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 이해욱 회장은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52.3%를 보유해 확고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동생인 이해승씨가 보유한 지분은 0.5%에 불과하다. 


과거 대림산업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던 동생 이해창씨는 화학합성 수지 도소매업체인 켐텍을 만들어 지주사 밖으로 나가 있는 상태다. 최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로 켐텍과 대림그룹간 거래도 크게 줄어들었다.


대림그룹 총수일가 가계도


1968년생인 이해욱 회장은 일찌감치 후계자로 낙점을 받아 40세도 되기 전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 시작했다. 아버지 이준용 명예회장(1938년생)이 2006년 경영일선 퇴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 69세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은퇴를 한 것이다. 미국 덴버대학에서 통계학을 전공한 이 명예회장은 영남대와 숭실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는 등 경영자보다는 학자의 길을 꿈꿔오던 인물이다.


이준용 명예회장이 퇴진하긴 했지만 대림그룹이 이해욱 회장 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는 데는 수년이 더 걸렸다. 2007년까지만 해도 이 회장이 보유한 지주사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2008년 이 회장의 개인회사나 마찬가지였던 대림H&L과 대림코퍼레이션을 합병시키면서 2대 주주(32.12%)로 올라섰다. 이후 2010년 대림산업 부회장에 이어 2011년 대표이사직을 겸임하면서 그룹의 대권을 거머쥐게 된다.


◆대림산업, 해외사업 개척자 이미지 사라져


이 회장의 경영스타일은 최근 8년간의 사업별 수익성 추이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가 대림산업 대표에 부임했던 2011년 최고의 효자 사업은 건설부문의 플랜트 사업이었다. 중동 시장의 발주 붐을 타고 수익성 높은 플랜트 공사를 다수 수주했다. 플랜트 사업의 매출원가율은 2011년 3분기 81.8%까지 떨어졌다. 바꿔 말하면 매출 총이익률이 18.2%에 달한 것이다. 


반면 건축(주택) 사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11년 상반기 매출원가율이 96.4%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성이 바닥 수준이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대림산업 내에서 플랜트 사업의 위상이 최고조였던 반면, 건축사업은 기도 제대로 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플랜트 우위 현상은 2013년부터 변화 조짐을 보인다. 사우디 사업장을 중심으로 부실이 터져 나오면서 플랜트 사업 매출원가율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3년 4분기 108.6%로 손실을 본 이후 2014~2015년 90%를 내내 웃돌았다. 이후로도 2016년 1분기(103.9%), 2016년 4분기(106%), 2018년 2분기(104%), 2018년 4분기(109.2%)에 매출원가율이 100%를 넘는 등 부진이 이어졌다. 사우디법인(DSA)에서만 발생한 손실액이 1조원을 넘었다.




반면 2010년 초반까지만 해도 미분양으로 골치를 섞였던 건축사업은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변신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분기 기준으로 매출원가율은 대부분 90%를 웃돌았다. 2014년 4분기에는 97.5%까지 치솟았다.


2015년부터 반전이 이뤄졌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2015년 2분기 89.5%로 90% 미만으로 떨어진 이후에는 2015년 4분기(92.1%)를 제외하고 항상 80%대로 매출원가율을 유지했다. 


최근에는 수익성이 건설업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올해 1분기 80.1%에 이어 2분기에는 79.2%까지 하락했다. 매출총이익률이 20%를 넘은 것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건축사업 매출총이익률이 높아야 12~13%인 것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수익성에 무게를 두고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평한다. 건축부문의 높은 이익률도 끊임없는 원가 절감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림산업은 올해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액 4조7896억원, 영업이익 5386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초로 연간 기준 영업이익 1조원 돌파도 가능한 성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이 최근 시공하는 아파트는 어느 현장이든 마감재와 설계도가 일정한 것으로 유명하다”며 “그 덕분에 이익률이 꾸준히 상승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경영방식에 장점은 물론, 단점도 존재한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를 일률적으로 짓다보니 최근 이편한세상 브랜드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보급형 이미지로 낮아졌다는 평도 나온다”며 “프리미엄 브랜드로 아크로를 내놓으면서 이편한세상과의 품질 편차가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지나치게 단기적인 실적에만 매달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사업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대형건설사의 해외사업 관계자는 “대림산업은 검토 중인 해외사업에 불안요소가 존재하면 금방 사업을 접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과거 해외사업의 개척자 이미지가 강했던 대림산업의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면서 이 회장에게 트라우마가 생긴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며 “특히 이준용 명예회장 시절 돈독했던 이란과의 네트워크가 예전 같지 않다는 아쉬움도 나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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