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정혜인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직접 공들인 베트남 사업이 성과를 내고 있다. 효성그룹의 베트남 법인 매출은 2008년 60억원에서 2014년 1조원으로 성장했다. 복합 생산기지, 일괄 생산체계, 현지화 등 치밀한 전략으로 지난해에는 매출 2조원을 돌파하기까지 했다.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등 복합 생산기지 효과 본격 발휘

효성그룹이 베트남 시장에 처음 발을 들인 건 2007년이다. 조현준 회장이 글로벌 공략의 최적지로 판단하고 직접 공들이고 있는 사업이다. 효성그룹은 2007년 베트남 호치민 인근 동나이성 연짝 공단에 베트남 법인 '효성 베트남'을 설립하고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생산을 시작했다. 지속적인 증설과 생산 시설 확충을 통해 ▲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와 나일론 ▲효성첨단소재의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효성중공업의 전동기 등 효성의 주력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복합 생산기지로 거듭나도록 했다.

2015년에는 기존 베트남 법인 바로 옆 부지에 동나이법인을 설립하고 전동기, 나일론, PTMG 등의 생산시설을 추가 설립했다. 이를 통해 스판덱스와 함께 의류용 원사인 나일론 생산을 확대한 효과를 톡톡히 봤다.효성티앤씨의 스판덱스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 35%를 차지하며 10년째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고 있다. 

베트남 진출 이후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전동기 사업 역시 눈여겨 볼 만 하다. 베트남 경제 성장에 따라 저압 전동기 등 산업용 전동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됨과 더불어 고효율, 프리미엄 전동기 도입 측면에서 효성그룹이 유리한 지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괄 생산체계, 현지화 전략으로 경쟁력 극대화

베트남 법인의 일괄 생산체계, 현지화 전략 역시 주목할 만 하다. 효성티앤씨는 베트남 생산설비를 지속 증설하면서 스판덱스 원료인 PTMG 생산시설을 설립했다.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확립하면서 동시에 생산 효율을 극대화 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타이어코드, 스틸코드, 비드와이어 등 타이어보강재 3대 제품을 한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 베트남은 공단 내 최고 수준의 급여를 제공하고 있다"며 "현지인 중심의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지인들이 관리자급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 베트남은 약 7000여명의 임직원이 근로하고 있다. 우수 인력 확보를 위해 공단 내 최고 수준의 급여와 출퇴근 버스 지원 등 다양한 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효성은 베트남 법인이 위치한 남부 동나이성 뿐 아니라 바리아붕따우성, 중부의 광남성까지 계속해서 사업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바리아붕따우성에는 효성화학이 액화석유가스(LPG) 저장탱크와 폴리프로필렌(PP) 및 탈수소화(DH)공정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PP 수요 증가와 특화 제품 생산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베트남공장이 완공되면 효성의 PP 생산 능력은 연 120만톤 수준으로 기존 60만톤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PP 설비는 올해 말, DH 및 LPG 관련 설비는 2020년까지 완공될 계획이다.

베트남 중부 광남지역에는 신규 타이어코드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인도를 비롯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남부∙동남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자동차 판매가 늘어나 타이어코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효성첨단소재는 아시아 로컬 고객 확보와 함께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미소원정대∙KLPGA 후원 등 현지 사회공헌 활동 지속적 확대

효성은 베트남 법인이 위치한 연짝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공헌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8년 연속 매년 여름 베트남 동나이성에 의료봉사단 미소원정대를 파견해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의료 혜택을 지원했다. 지난해에는 강남세브란스 병원과 자생한방병원 등 33명의 의료진과 함께 현지 임직원 자원봉사자 100명이 의료 봉사활동을 펼쳤다. 매년 1500여명 이상의 주민을 진료해 지난해까지 약 1만2천여명 이상이 진료 혜택을 받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인 ‘효성챔피언십 위드 SBS’ 대회의 공식 후원도 계속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 호치민 트윈도브스 골프장에서 2019년도 KLPGA 개막전을 열었다. 효성챔피언십은 베트남에서 최초로 열린 KLPGA 투어로 전년에 이어 두번째다. 베트남 내 대표적인 한국 투자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뿐 아니라 베트남과 한국의 경제 동반자적 관계가 문화 및 스포츠로도 확대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전년도에는 대회 기간 중 경품 판매 수익금과 베트남법인의 기부금 등을 모아 연짝 지역 빈탄 초등학교에 미니 도서관을 기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