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기후변화협약 비준 이후 주요 자동차시장은 환경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많은 운송부분의 규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특히 서유럽지역의 CO₂규제수준과 강도가 가장 높다. 2020년부터 차량 1대당 CO₂ 배출량을 95g/km 이하로 축소해야 한다. 규제수준을 미충족할 경우 해당연도의 초과 평균 대당 CO₂ g/km*EU지역 차량 등록 수*95Euro를 적용한 페널티가 부과된다. 

서유럽 주요 국가들 가운데 네덜란드와 노르웨이는 2025년 이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 이후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유럽시장의 EV 수요는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다. 2014년 4만6000대 수준에서 올해 27만대로 늘고, 2023년에는 124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 속에 현대차는 공급확대를 통한 시장점유율 사수에 나설 계획이다. 가석현 유럽지원실장(상무)은 “현대차는 2016년 아이오닉 EV, 2018년 코나 EV 출시로 EV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며 "올해 EV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1.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서유럽지역 친환경차 판매량은 증가추세다. 2016년 1만5539대에서 지난해 8만7061대로 빠르게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6만641대로 전년 대비 43.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의 서유럽지역에서의 차량 1대당 평균 CO₂ 배출량은 현대차는 123.3g/km, 기아차는 120.0g/km이다. 규제수준을 초과하고 있어 km당 CO₂ 배출량을 줄여야하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다각적으로 중장기 공급 확대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친환경차 전용 판매 채널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먼저 준중형 이상 승용,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다목적차(MPV)로 EV 라인업을 구축, 판매 기반을 마련해 수익 확보를 지속할 방침이다. 나아가 배터리, EV 주요 부품 공급망을 완성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공급 안정화와 판매(점유율) 확대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전용 판매 채널 구축도 추진한다. 대도시 중심 친환경차 전용 쇼룸을 만들고, 고속충전 아이오니티 투자를 통해 서비스 품질 차별화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아이오니티는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 전문업체로, 현대차그룹이 유럽시장에서의 EV 판매 확대 차원에서 전략투자(지분 20% 확보)한 곳이다.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충전속도가 핵심요소인 만큼, 패러다임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오니티는 유럽 전역 고속도로망에 140여개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하고 있으며, 아이오니티가 설치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350kw급 초고속 충전기다. 현대·기아차는 2021년 이후 순차적으로 출시할 전기차 전용모델에 초고속 충전이 가능한 800V급 충전시스템을 탑재할 계획이다.

가 실장은 "EV 판매 확대 전략을 통해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미래 지속성장기반의 확보를 동시에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