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멜론과 6년만에 재회
공정거래법 이슈로 매각…카카오와 자본 제휴로 협력 모색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2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SK텔레콤이 카카오와의 지분 제휴로 '멜론'과의 인연을 다시 맺게 됐다. 한때 SK텔레콤 소유였던 멜론 운영사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에 흡수합병돼 연예 매니지먼트와 콘텐츠 제작·유통을 망라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 카카오엠으로 거듭난 상태다.


SK텔레콤은 28일 카카오와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상호 보유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IP(지식 재산권)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카카오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100% 자회사인 카카오엠이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엠은 K-팝 가수들이 매니지먼트 및 음반 제작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부와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업부를 양대 축으로 두고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카카오엠의 모태는 카카오가 2016년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음원 서비스 멜론을 캐시카우 삼아 음반 제작과 연예 매니지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카카오는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지 2년 뒤인 2018년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명을 카카오엠으로 변경했고, 카카오가 주체가 되는 흡수합병을 단행했다. 


카카오는 곧이어 로엔엔터테인먼트가 기존에 영위하던 사업들을 새롭게 설립한 100% 자회사(멜론은 카카오에 잔존)로 양도하기로 했다. 신설 자회사는 카카오엠의 정통성을 잇는다는 명분에 따라 카카오엠이라는 사명도 이어 받았다. 일련의 거래를 통해 카카오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던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자진상폐시키는 효과를 얻게 됐다.


공교롭게도 로엔엔터테인먼트는 한때 SK그룹에 소속돼 있던 회사였다. SK텔레콤의 플랫폼 부문 자회사였던 SK플래닛이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최대주주였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저작권법 등의 이유로 유료 음원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던 시기와 맞물려 SK텔레콤 휘하의 대표적인 캐시카우로 거듭났다. 


하지만 당시 공정거래법이 지주회사가 증손회사의 지분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보유하도록 정해 놓았다는 점이 SK의 발목을 잡았다. SK㈜→SK텔레콤→SK플래닛 이어지는 지배구조 아래에 놓여 있던 로엔엔터테인먼트는 결국 매물 신세가 돼야만 했다. 이때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곳이 홍콩계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였다. 당시 통신업계는 물론 금융투자 업계는 SK텔레콤의 로엔엔터테인먼트 매각이 '울며 겨자먹기'나 다름없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어피너티 산하에 존재하는 동안에도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승승장구했다. 당시 어피너티의 인수가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우려도 존재했으나, 음원산업 자체가 워낙 활황이었던 탓에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어피너티는 결국 인수 당시보다 5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로엔엔터테인먼트를 카카오로 매각했다. 어피너티는 거래 대금 가운데 일부는 현금으로, 나머지 일부는 카카오의 신주로 받아 추가 수익을 올릴 기회도 얻었다.


이렇게 SK의 품을 떠난 로엔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엠이라는 이름을 달고 다시 협업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매각한 이후 SK텔레콤은 자체적인 음원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멜론 시절만큼의 시장 장악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대신 자신들의 품을 떠나있던 로엔엔터테인먼트는 6년 사이에 음원 유통과 제작, 영상 콘텐츠 제작 사업을 거느린 종합 미디어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SK플래닛이 2013년 당시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61.4% 을 매각하고 벌어들인 현금은 3000억원이 채 안됐다. 이번에 투자한 3000억원으로 확보하게 될 카카오 지분은 2.5% 가량이다. 지분율 자체는 높다고 보기 어렵지만, 카카오엠과의 전방위적인 협력을 가능토록 하는 협의체를 구성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SK텔레콤이 누릴 수 있는 실익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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