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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콜옵션으로 3654억 RCPS 불끈다
권일운 기자
2019.10.31 10:07:16
전환권 행사도 못해본 투자자들, 5.48% 배당받고 철수
이 기사는 2019년 10월 30일 13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권일운 기자] 두산중공업이 4158억원에 달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금을 반환하기로 했다. 더이상 상환을 미뤘다가는 '스텝업'(Step-up, 이자율 상향) 조항이 발동돼 금융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을 우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RCPS 투자자들은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을 염두에 뒀지만,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성과를 얻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9일 3654억원 RCPS를 매입해 소각한다는 내용을 다룬 이사회를 개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두산중공업은 이사회 결의에 따라 오는 12월 6일 주당 2만8520원 짜리 RCPS 1290만4210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2014년 12월 6일 RCPS를 발행해 3730억원을 조달했다. 부채보다는 자본의 성격이 상대적으로 강한 RCPS 발행을 택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동시에 실현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투자자 모집은 쉽지 않았다. 초반에는 경영참여영 사모펀드 운용사 트리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트리니티PE) 두산그룹 측으로부터 자금조달 권한을 위임받아 프로젝트 펀드(단일 목적 투자를 위해 조성하는 펀드)를 모집, 투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두산그룹에 대한 금융투자 업계 전반의 우려가 컸고, 트리니티PE라는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 구축돼 있지 않는 상황이라 다수의 기관투자가들이 펀드 출자에 난색을 보였다.


결국 KDB산업은행이 구원투수로 나서 상황을 반전시켰다. KDB산업은행은 사모펀드실(KDB PE)에 프로젝트 펀드의 공동 운용사(GP)를 맡김과 동시에 직접 자금도 출자하기로 했다. KDB산업은행의 등장 이후에야 교직원공제회가 참여하는 등 펀드 출자자(LP) 모집이 원활해졌다. KDB산업은행과 트리니티PE는 우여곡절 끝에 'KDB트리니티DHIC'라는 이름의 펀드를 결성, 두산중공업 RCPS 대금을 납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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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 RCPS 주주는 배당 형태로 연 3.3%의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발행 이듬해부터 4년동안은 보통주로 전환해 장·내외에서 매각, 차익을 실현할 수도 있었다. 투자자들은 두산중공업의 실적과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주가 또한 상승할 것이라 내다보고 보통주 전환이라는 엑시트(투자금 회수) 옵션에 기대를 걸었다. 두산중공업의 당시 주가에 9%나 되는 할인율을 적용해 RCPS를 발행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하지만 지난 5년 사이에 두산중공업 주가는 5분의 1토막이 났다. 발행 이후 2~3년 동안은 약간의 등락이 있었지만, 2018년을 이후에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며 한때 액면가(5000원)를 하회하기도 했다. RCPS 주주에게 보통주 전환이라는 옵션을 행사할 기회는 사실상 없었다.


※두산중공업 주가 추이 (출처 : 네이버)

반면 두산중공업은 콜 옵션(Call Option) 카드를 쥐고 있었다. 이 콜 옵션은 두산중공업이 금융비용 부담을 일정 수준까지만 짊어질 수 있도록 한 '신의 한 수'가 되었다.


두산중공업 RCPS 배당률은 전환권 행사 기간 이후 5년 만기 회사채 민평 금리에 매년 0.75%씩을 상향 조정하도록 돼 있었다. 두산중공업 입장에서는 5년 사이에 전환권 행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매년 수십억원의 금융비용을 추가로 투입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전환권 행사 만기일인 발행 5년째 되는 날 원금에 연 5.48%를 가산한 금액에 RCPS를 되살 경우 금융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두산중공업은 결국 콜 옵션을 행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KDB트리니티DHIC와 웰링턴트러스트에 투자 원금에 5.48%를 가산한 4158억원을 반환하기로 했다. 그나마 2014년 약간의 RCPS가 보통주로 전환돼 원금이 100억원 가량 줄었고, 601억원 가량을 앞서 배당한 덕분에 자금 유출을 줄일 수 있었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콜 옵션 행사를 준비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보통주 전환 기회를 사실상 박탈당한 RCPS 주주들에게 투자금을 반환할 수 있는 현실적이면서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안이었다는 점에서다. 4158억원이라는 금액이 탈원전 정책 여파와 자회사(두산건설)의 부실 등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에게 만만치는 않다. 다만 앞서 유상증자(보통주+RCPS)로 5300억원을 확보해 놓았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응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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