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두현 기자] 최근 줄기세포 아토피치료제 퓨어스템-AD의 3상 임상시험에 실패한 강스템바이오텍이 임상 설계부터 기존 출시된 약물보다 높은 효능을 입증할 자신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퓨어스템이 3상 임상에서 1차 유효성 지표로 잡은 EASI-50은 이미 기존 약물이 도달한 EASI-75보다 완화된 기준이기 때문이다. 중증도 및 병변 크기가 EASI-75는 베이스라인 대비 75%, EASI-50은 50% 개선한 것을 가리킨다.
강스템바이오텍은 "EASI-50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협의로 결정한 기준"이라고 밝혔다. EASI-50 을 만족하면 유효성 입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받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약효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한 데서 비롯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기존 약물인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는 약효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이드라인보다 엄격한 EASI-75를 유효성 평가지표로 설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는 72주차 유효성·안전성 데이터까지 발표했다.
개발이 진행 중인 화이자의 아브로시티닙도 3상 임상결과, EASI-75 이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한 상태다.
강스템바이오텍은 임상 초기 디자인 당시에는 기존 약물이 EASI-75를 지표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스템바이오텍 관계자는 “3상을 이미 EASI-50으로 시작한 이후 EASI-75를 기준으로 한 약물이 나왔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개발 중인 다른 약물들이 어떤 기준으로 개발하고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기술수출을 염두에 둔 회사로서 지나치게 안일한 전략이 아니었냐는 지적이다. 기존 약물의 EASI-75 반응률 연구성과는 국내외에서 이미 수년전부터 공개돼왔다. 퓨어스템 3상은 2018년 4월부터 시작됐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강스템바이오는 이전부터 퓨어스템을 해외로 수출하겠다고 강조해왔음에도 기준을 EASI-50으로 설정했고 이마저도 실패했다”면서 “경쟁약물도 모니터링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직접비교(head-to-head) 임상을 하지 않는 한 약효의 우수성을 단언할 수는 없다”면서도 "시장에 EASI-75를 달성한 약물이 나온 상황에서 EASI-50 달성 임상을 진행한 것은 약효에 대한 자신감이 없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봤다.
EASI-50으로 임상을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가격 경쟁력 외에는 시장에서 강조할 이렇다 할 이점이 없을 거라고 앞선 관계자는 지적했다. 기술료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관계자는 "강스템바이오텍은 EASI-50으로 실패한 약물로 EASI-75를 성공시켜야 하는 상황"이라며 "시장에선 기존 출시된 약물로 인해 EASI-75 달성 수준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향후 유럽임상에선 1차 평가지표를 EASI-75 달성을 기준으로 하겠단 계획이다. 치료효과를 보인 4주 시점에서 3회 반복투여를 통해 부스팅 효과를 내 유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거라는 게 강스템바이오텍의 기대다.
강스템바이오텍은 "(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 시장성은 높아질 것"이라며 "약의 가치는 이를 통해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퓨어스템도 궁극적으로는 EASI-75를 목표로 하고 있었다”며 “추가적인 용법용량 변경 임상을 (3상 허가 이후에) 진행하려고 한다. 향후 추진할 임상은 세부적으로 미세한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타깃 환자군이 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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