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현대카드의 기업공개(IPO) 작업이 본격화되며 주관사 선정에 뛰어들 증권사들의 전략 마련이 분주하다. 카드업계의 업황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현대카드가 원하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흥행이란 과제를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저평가된 삼성카드가 아닌 롯데카드의 평가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도 모색중이다. 

30일 금웅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로부터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접수받은 국내 주요 대형증권사들은 제안서 마련에 뛰어들었다. 

주관사 선정의 관건이 현대카드가 기대하는 밸류에이션을 얼마만큼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달린만큼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에 고심이다. 

일반적으로 금융사는 자기자본 규모로 기업 경쟁력을 좌우되는 업종 특성에 따라 IPO 밸류에이션 평가시 주가수익비율(PER)이 아닌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적용한다. 현재 동종업계의 PBR은 0.53배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말 자본총계(3조2549억원)에 PBR을 반영하면 적정 시가총액은 1조7250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업종 2위로 앞서 상장했던 전업카드사 삼성카드 시가총액(3조9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난 2017년 사모펀드(PE)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현대커머셜 등이 GE캐피탈의 보유 지분을 인수할 당시 적용된 밸류에이션 1조5612억원보다 1600억원 가량이 높아졌을 뿐이다. 3년전 합류한 재무적투자자들을 달리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일반 기업의 상장시 고려되는 PER을 적용한다면 상황은 다소 달라질 수 있다. 현대카드의 연환산 반기 순이익(2436억원)에 업종 PER(11.39배)와 IPO 할인율(약 30%)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은 1조9426억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 다만 자본규모를 밸류에이션에 활용하는 금융사의 특성상 일반기업처럼 PER을 적용한 가치평가가 수용되기는 힘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재무적 투자자들의 회수를 고려할 때 현대카드의 기업가치가 2조원이상에 달해야 하는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증권사가 상장으로 발행되는 신주를 자본으로 편입시킨다는 방안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장전후 시장의 평가를 고려할 때 실제 적용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시장내 저평가됐다는 점, 최근 매각된 롯데카드가 밸류에이션 산정시 PBR 0.8배 가량을 적용받았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기준(PBR)을 다소 높여 적용해야 한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롯데카드의 상반기 시장점유율은 9.4%로 현대카드(15.6%)에 이어 전업계 카드사중 5위를 차지했지만 상반기 MBK파트너스컨소시엄의 인수당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상장 주관 경쟁에 나선 증권사들이 밸류에이션 산정시 롯데카드에 적용된 PBR을 적용한다면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는 2조6000억원 규모로 높아질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 역시 카드업계내 상장사가 한곳 뿐인만큼 경쟁그룹간 단순 비교하거나 업계 자체의 저평가도 그대로 반영되긴 어렵다"며 "발행사와 협의를 통해 평가 기준(PBR)을 높이거나 최근 롯데카드 매각 당시의 사례 등을 고려한 밸류에이션 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