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경렬 기자] 은행권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최근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특히 올들어 중소기업 대출을 큰 폭으로 늘린 기업은행의 연체율이 큰 폭으로 뛰어 향후 부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기업은행의 지난 3분기 총 여신 연체율 0.62%를 기록했다. 2016년 3분기(0.70%) 이후 가장 높은 연체율 수준이다. 기업부문 연체율이 0.68%로 전기 대비 14bp나 뛰었다. 기업부문 연체율 수준은 2016년 3분기의 0.80%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업종별 연체율이 모두 올랐다. 제조업 연체율이 0.80%로 전기 대비 23bp 올랐고, 건설업종 연체율도 27bp 올라 0.86%를 기록했다. 부동산 임대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등도 모두 연체율이 상승했다. 연체율의 절대 수준은 여전히 낮지만 전 업종에서 연체율이 상승했다는 점에서 경기 부진의 여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진한 상·매각과 제조업황 악화 등을 연체율 상승 원인"으로 들었다.
시중은행의 연체율도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국민은행의 3분기 말 기준 총여신 연체율은 0.29%를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0.28%에서 4분기 0.23%로 하향기조가 뚜렸했는데 올해 들어 조금씩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계 연체율이 올 들어 3개 분기 연속 올랐다. 가계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 0.25%에서 올해 1분기 0.28%, 2분기 0.30%, 3분기 0.31%로 꾸준히 올랐다. 기업여신 연체율도 3분기에 0.26%로 지난해 2분기 수준으로 뛰었다.
신한은행의 연체율은 지난해 4분기(0.25%)을 기점으로 3분기 연속 올랐다. 올해 1분기 0.29%, 2분기 0.31%, 3분기 0.33%로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가계 연체율은 3분기에 2bp 오르는 데 그쳤으나, 중소기업 연체율은 0.43%로 5bp 상승했다. 중소기업 여신 가운데 주력인 소호(SOHO) 대출 연체율도 0.26%로 전기 대비 3bp 올랐다.
이에 비해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연체율은 큰 변동이 없었다. 우리은행의 총여신 연체율은 지난 3분기에 0.31%로 1bp 하락했다. 가계 대출 연체율만 1bp 올랐다. 하나은행의 지난 3분기 총여신 연체율은 0.23%로 전기 대비 4bp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과 가계대출 연체율이 각각 전기 대비 7bp, 3bp 하락했다.
일부 시중은행의 연체율 하락과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은 경기부진으로 인한 채무상환능력 악화, 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 축소 등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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