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판매회사는 책임이 없다고?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6일 16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EM펀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펀드 판매회사에 대해 공시 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다.”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자본시장 조사·심의 자문기구인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는 지난 4일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이날 회의는 농협은행·파인아시아자산운용·아람자산운용의 공모펀드 규제 회피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자조심의 논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농협은행은 펀드 설정 시에 투자대상과 거래 조건을 모두 결정했다. 농협은행의 지시를 받아서 아람자산운용 등이 펀드를 설정했다. 파인아시아자산운용과 아람자산운용은 공모펀드 규제를 회피했고,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를 위반했다. 그렇지만 펀드 판매회사인 농협은행에 대해 공시 의무 위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펀드증권은 발행과 판매가 원칙적으로 분리되어 있다. 펀드증권의 발행은 자산운용회사가, 판매는 판매회사가 각각 담당한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회사는 펀드를 만들어 판매하기 위해 펀드 판매 자격요건을 가진 자와 위탁판매 계약을 체결한다.


실제 (공모) 펀드증권의 판매과정을 살펴보면 이해하기 쉽다. 투자자가 펀드 판매회사를 방문하여 특정 펀드증권의 취득을 청약하고 대금을 지급한다. 판매회사는 투자설명서를 제공하고 그 주요 내용을 설명한다(투자설명서 작성과 제공 비용은 자산운용회사가 판매회사가 공동 부담). 청약을 받은 판매회사는 자산운용회사에 청약 내용을 전달한다. 자산운용회사는 청약을 수탁회사에 통보하고 펀드증권을 신규 발행하도록 지시한다. 수탁회사는 펀드증권을 발행하여 판매회사에 보내고, 판매회사는 펀드계좌에 대금을 납입한다.


펀드증권의 판매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한 것은 펀드증권의 발행과 판매가 한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다. 하물며 판매회사가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권한까지 행사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공모로 발행된 펀드증권을 판매할 경우 판매회사에 증권신고서의 내용과 동일한 투자설명서를 제공하고 설명하는 의무를 부과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이 자본시장법으로 통합되면서 “간접투자증권의 취득권유”를 업으로 하는 ‘판매회사’는 투자매매업자 또는 투자중개업자로 바뀌었다. 펀드증권의 판매회사인 은행은 펀드증권의 호가를 제시하지도, 증권을 인수하지도 않기에 투자매매업자나 인수인으로 볼 수는 없다. 펀드 판매 행위는 투자중개업 중에서 모집·매출의 주선인 역할에 가깝다(자본시장법 제9조 제13항 참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앞서 열린 증선위나 자조심에서 농협은행과 파인아시아자산운용·아람자산운용의 펀드가 ‘OEM펀드’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펀드 판매회사인 은행에 대해 공시 의무 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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