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권용원, 악조건에도 금투업계 위상 크게 높였다
정치권-업계 가교역할 '성공적'...증권거래세 인하 등 업적 남겨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1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팍스넷뉴스 이승용 기자] 갑작스럽게 별세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비교적 짧은 재임 기간에도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권 회장은 2018년 1월25일 금융투자협회장 선거에서 득표율 68.1%로 당선됐다. 임기는 2021년 2월3일까지였다. 권 회장이 당선될 수 있었던 핵심 이유는 2009년 4월부터 2018년 1월까지 10년간 키움증권 사장을 역임하면서 증권업계 현안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고시(21회) 출신으로서 산업통산자원부에서 20년 동안 근무하며 쌓아온 네트워크를 통해 정부와 원만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한몫했다. 


업계의 기대를 알고 있던 권 회장은 취임 직후 금융투자협회 정책지원본부를 확대·개편하면서 정책지원 및 대외교섭, 대관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사모펀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펀드시장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영혁신본부에 디지털혁신팀, 집합투자서비스본부에 사모펀드지원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취임 직후 고 권용원 회장이 내놓은 핵심 슬로건은 ‘규제 완화’였다. 하지만 취임 직후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와 유진투자증권의 해외주식 유령매도, 중국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 부도사태를 둘러싼 증권사들의 법정 다툼 등이 불거지며 난항을 겪었다. 업계 전반에 걸쳐 강력한 내부통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며 권 협회장이 규제완화를 외치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된 것이다. 


절치부심했던 권 회장은 취임 두 번째 해인 올해부터 정치권과 접촉을 늘리며 보폭을 늘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 성과는 증권거래세 인하였다. 권 회장은 2019년 연초부터 증권사 대표들을 대동하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포함한 여당 의원들과 회동을 가지는 등 정치권과 적극 소통에 나섰다. 


기획재정부가 증권거래세 인하에 적극 반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6월부터 증권거래세 세율을 0.3%에서 0.05%p 낮추는 내용을 포함한 ‘혁신금융 추진방향’을 내놨다. 고 권 회장의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입지를 강화한 고 권 회장은 모험자본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내세우며 ▲비상장기업 투자전문회사(BDC) 도입 ▲사모펀드 규제체계 일원화 ▲아시아펀드패스포트 ▲자본시장법 개정안 ▲금융거래지표법 제정안 ▲증권거래세법 및 소득세법 개정안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다양한 업계의 의견을 정부에 적극 건의했다. 정부도 BDC도입을 결정하는 등 업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고 권 회장에 대해서도 협회장으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해졌다. 


잇단 성과를 거둔 권 회장은 금융투자업계의 입장과 정치권이 원하는 바를 절묘하게 조화시킬 줄 아는 회장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이 때문에 권 회장을 둘러싸고 정치권의 영입설이 흘러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수많은 성과로 승승장구하던 고 권용원 회장은 금투협 노조와의 갈등, 녹취록 파문 등에 휩싸이며 난항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일주일전 개최한 긴급 이사회에서 중도 퇴임없이 임기까지 업무를 수행키로 했지만 갑작스런 비보가 전해지며 업계 전반에 충격을 안겼다.

 

업계는 고 권용원 회장의 별세이후 정치권과 가교 역할을 맡아줄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흘러 나오고 있다. 최근 불거진 조국 전 민정수석 일가 투자 논란과 라임자산운용 사태 확산으로 사모펀드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에서 권 회장의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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