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KT&G가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신시장 개척에 힘입어 해외 매출을 늘려가고 있다. 과거 중동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벌였지만 이란제재, 중동 유가하락 등으로 고전한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 중동 외 지역으로 판로 확대에 나섰던 전략이 빛을 발하는 모양새다.
7일 KT&G의 3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해외 매출은 중동사업이 부진한 가운데서도 20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39.3% 늘어난 액수다. 특히 해외법인의 매출이 64.9% 급증했다. 수년 간 현지화에 집중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KT&G는 글로벌 매출확대를 위해 미국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등지에 법인·사무소를 설치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펼쳐왔다. 해외법인 설립 초기 수량관점에서 성장했다면 현재는 수익성도 가미되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김만수 KT&G 글로벌 기획실장은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16년부터 해외법인의 성장에 집중한 결실이 나오고 있다”며 “아프리카 등 신시장에서의 성장이 가속화됐고 미국법인은 올 3분기 설립 이후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동 제외 글로벌지역서 시장 기회의 20~30% 정도만 잡고 있기 때문에 향후 60~70%의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KT&G가 신시장에 집중했던 것은 기존 최대 시장인 중동에서의 성과가 시원찮은 탓이었다. KT&G는 과거 중동시장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전개했다. 중동은 한 때 KT&G 해외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높지만 대외악재가 줄줄이 이어진 탓에 현재 이 시장의 비중은 50% 수준까지 떨어졌다. KT&G는 이란제제, 국제유가 하락 등의 악재를 컨트롤 할 수 없는 만큼 성장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바라봤다.
김 실장은 “주력시장 실적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당초 전망치보다 다소 부진하다”며 “미국의 대 이란제재가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라크의 관세 인상, 중동 유가가 하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판매량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망보다 지연되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중동시장은 대외 요인이외의 또 다른 악재요인도 남아있다. KT&G와 현지 담배 대리상 '알로코자이'간 계약 만료시점이 다가온 탓이다. KT&G는 이전 알로코자이향 수출이 줄어들 때 해외실적이 급감한 전력이 있었던 만큼 재계약 성사 여부가 향후 중동시장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회사 관계자는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중동 바이어와의 재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직 계약기간이 한 달여 남았고 계약 당시의 옵션 등을 고려했을 때 중동향 수출에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알로코자이는 담배 수입비중이 높은 회사고 당사와 장기간 파트너십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G측은 중동시장의 비중이 여전히 높은 만큼 향후 악재에 따른 매출 감소를 지켜만 보진 않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연합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다양하게 중동발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KT&G 관계자는 “미국과 인도네시아,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매출 증가율이 높지만 중동은 악재 속에서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실적을 점진적으로 개선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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