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우선협상권, '구주'보다 '신주'에 베팅해야
매각 주도권 쥔 산은, 마지노선 '8000억' 제시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0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일운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는 뭘까. 아시아나항공이 매물로 나오게 된 근본 원인이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답은 나와 있다. 결국 얼마나 많은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나타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매각의 실질적 주도권을 쥔 KDB산업은행이 유상증자 규모의 하한선을 '8000억원'으로 정해 놓았다는 점만 보더라도 그렇다.


지난 7일 마감한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애경, KGCI가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 애경은 스톤브릿지캐피탈·한국투자증권과 팀을 꾸렸다. 입찰 금액은 HDC현대산업개발이 2조원대 중반, 애경이 1조원대 후반 선인 것으로 전해진다. KGCI는 전략적투자자(SI)를 구하지 못해 다소 힘이 빠지는 양상이다.


통상적인 인수·합병(M&A) 관행대로라면 배타적 우선협상권한은 더 큰 금액을 제시한 곳에 부여하게 된다. 매각자 측이 자신의 지분을 높은 금액에 매입하는 쪽을 거래 상대방으로 선정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금호산업과 박삼구 회장이 보유한 구주 가격을 높게 책정한 곳을 선택하는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매각 대금을 최대한 많이 받아야 그룹 전반의 유동성 상황을 개선할 수 있어서다.


입찰 당일 종가 기준 금호산업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보유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지분(31.1%)의 가치는 3648억원이다. 통상적인 상장사 M&A의 경우 시가에 많게는 30~5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매매가를 책정한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여러 자회사(에어서울·에어부산·아시아나IDT 등)를 통으로 인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회사들의 가치를 더해 구주 가치를 책정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론이다.


하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M&A는 금호산업이 보유한 구주 지분을 매입함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에 유상증자로 신규 자금을 투입하도록 돼 있다는 점에서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다. 이론적으로는 구주 매입 대금을 더 싸게 부르더라도 유상증자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제안을 한다면 우선협상권을 쥘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도하는 듯한 그림을 띠고 있다. 박삼구 회장이 매각 의사를 직접 표명했으며, 매각주관사를 크레디트스위스(CS)로 선정한 주체도 금호산업이었다. 하지만 실질은 아시아나항공의 부실을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판단한 채권단의 의지가 개입된 이벤트였다. 


당장 채권단을 대표하는 KDB산업은행은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연내 공개 매각을 끝마치지 않으면 자신들의 주도로 강제 매각 절차를 수행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일련의 변수들을 종합해 보면 KDB산업은행은 금호산업이 매각 대금을 얼마나 많이 벌어들이는지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아시아나항공을 비싼 값에 매각해 금호산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일니지만, 일단은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다.


결국 KDB산업은행이 고려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유상증자로 얼마나 많은 신규 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지다. KDB산업은행이 본입찰에 앞서 최소 유상증자 규모를 '8000억원'이라고 못박았다는 점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KDB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대규모 자본확충이 이뤄져야 자신들이 보유한 채권의 회수가 원활한 것은 물론, 경영 정상화도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HDC현대산업개발과 애경 가운데서 승기를 거머쥐는 쪽은 더 많은 유상증자를 제안한 쪽이 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시한 유상증자 규모가 2조원에 육박, 애경을 앞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상증자가 불러오게 될 효과는 상당할 전망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660%대인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자본이 1조원만 늘어난다고 가정해도 300%대로 급감한다. 2조원대 유상증자가 이뤄진다면 부채비율을 200%대로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유증 대금으로 차입금 일부를 상환할 경우 부채비율은 더욱 낮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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