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블록체인 특구, 변화 필요하다"
전담팀·민간 협의체·인재양성·비금융 블록체인·공공 암호화폐 거래소 등 정책제안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14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블록체인 각계 분야 전문가들이 부산 블록체인 규제자유특구 활성화를 위한 다섯 가지 정책 제언을 내놨다. ▲부산시 블록체인 전담팀 구성 ▲민간 사업자와 시민 단체로 구성된 통합 협의체 구성 ▲블록체인 전문 인재양성 ▲비금융 블록체인 활성화 ▲공공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등이다.


정책 제언은 지난 14일 부산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클라우드와 융복합을 통한 블록체인 비즈니스 성공전략 컨퍼런스’ 패널토론을 통해 나왔다. 부산시와 BNK 부산은행이 주최한 이번 행사에서 각계 분야 전문가들은 부산 블록체인 특구의 성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부산시 블록체인 전담팀 신설...책임소재 명확하게, 전문성 강화


부산시는 현재 테스크포스(TF) 형식으로 특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대응한다. 임시 조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관련 부서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이는 전문성 부족과 사업 대응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이 블록체인 특구 전담팀 신설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부산대학교 공과대학장 권기룡 교수는 “부산시와 많은 공공기관들이 모두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전부 이합집산”이라며 “일단 부산시를 중심으로 부서를 통합하고, 흩어져 있는 산하·관련 기관들을 하나로 모아 연합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영삼 동명대 교양학부 교수는 “부산시는 전문성과 의지를 가진 주체가 돼야한다”면서도 “부산시는 특구로 지정받았지만 지금 현재 뚜렷한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객석에서 강연을 듣던 특구 입주 스타트업 대표도 “부산이 블록체인 특구로 지정되면서 사업을 하기 위해 내려왔는데 제대로 된 개발자나 관련 인력을 찾을 수 없다”며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만들면 좋겠다”라고 사업 운영의 한계를 토로했다.


◆전문 인재 양성....블록체인 학과·전문대학원 신설·AML교육 주력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블록체인 대학원 외에도 관련 교육이 매우 활성화돼있다. 반면 부산은 블록체인 특구임에도 관련 교육기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권기룡 교수는 “부산에 블로게인 전문가와 인재가 없다. 이런 점에서 인재 양성을 해야 한다”며 “블록체인 핀테크 전문 대학원을 만들어 인력을 양성해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펀드 조성과 국책 자금을 통해 인재 양성을 위한 자금 확보 필요성도 제기했다.


부산이 자금세탁방지 교육의 중심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지열 한국자금세탁방지협회 협회장은 "부산에 소재한 국내 유일의 글로벌 자금세탁방지기구(FATF) 공식 교육기관인 'TREIN(Training and REsearch INstitute)'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협회장은 “유일하고 공식적인 자금세탁방지 교육기관이 부산에 있지만 부산시가 교육기관을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부산시가 자금세탁방지 교육 수요를 흡수하면 블록체인 특구가 50~100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9년 11월 14일 부산광역시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클라우드와 융복합을 통한 블록체인 비즈니스 성공전략 컨퍼런스’에서 각계 분야 전문가들이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아라 기자)


◆ 민간 협의체 창설...대정부 협상능력 강화


전문가들은 단일한 소통 창구 역할을 할 하나의 민간 협의체 창설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바탕으로 구심점을 만들어 대정부 협상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영삼 교수는 “부산에 뚜렷한 민간 구심점이 형성되지 못했다”며 “블록체인 자체가 나락에 있지만 블록체인 특구조차도 현재로서는 여러 가지 난항”이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중앙정부에서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부산시가 나서서 ICO나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정하라는 운동을 벌일 수 없다”며 “대정부 협상능력을 가진 주체가 형성돼야 한다. 부산을 중심으로 전 세계 전문가들이 힘을 합치는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는 박만성 옥타솔루션 대표도 암호화폐 시장의 허들인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하려면 업계가 의견을 통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협회가 매우 많다”고 지적하며 “업계가 통일된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또 어떤 기관이 업계의 의견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 어떤 기관을 통해 소통을 원하고 있는지 국회와 정부에 적극 알려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비금융 블록체인 활성화...정부·공공영역 주목 


부산시가 금융분야 블록체인에만 집중하면 자칫 전반적인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고영삼 교수는 ▲제조분야의 원산지 추적·인증, 유효 재생 에너지 관리, 제약제조 공급망 관리 ▲유통·물류 분야의 전과정 이력 관리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시민권, 전자투표, 부동산·자산관리, 세금, 의료기록, 복지서비스, 봉사와 같은 공공영역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고영삼 교수는 “EU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유렵지역에서 블록체인은 은행, 금융, 보험 분야에 42%, 정부 공공분야는 13%, 헬스케어 및 미디어 7%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정부영역의 글로벌 블록체인 시장규모는 연 평균 85.3%로 성장 중이며, 전 세계 40여개국은 정부 주도로 100개 이상의 공공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공공분야 블록체인 사업 확대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글로벌 표준 공공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공공암호화폐 거래소 설립 제안도 있었다. 조원희 법무법인 디라이트 대표 변호사는 “블록체인 특구로 임팩트 있는 출발을 한다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떠올릴 수 있다”며 “암호화폐 거래소는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관련돼 있는 곳이다 보니 어떻게 규제하고 공정하게 운영할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부산상공회의소도 공정성과 전문성을 지난 글로벌 표준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주장한 바 있다. ‘부산 블록체인 특구 비전과 성공전략’이라는 제목의 정책 보고서는 부산시가 지정학적 위치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하드웨어 인프라를 갖췄지만 소프트웨어 역량과 기술기반 경쟁력 부재로 난제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주요 인프라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찾았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암호화폐 거래 관련 규제 및 예탁 관리 기능을 수행할 '암호자산 거래관리원' 설립 ▲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원기관 ‘한국지능정보연구원(가칭)’ 설립 ▲글로벌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구성한 '블록체인 마이스(MICE) 도시' 추진 ▲민간주도의 'BBI(Busan Blockchain Initiative) 설립' 등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조 변호사는 “민간 자율이든 정부 승인 기관을 통한 감독이든, 이 두 가지를 병행해서 부산시가 암호화폐 거래소 설립을 추진해본다면 시장과 글로벌 마켓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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